중견가전 브랜드 동양매직의 새 주인 윤곽이 드러난다. 동양그룹이 29일 가전사업부문인 동양매직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동양그룹은 지난달 초 동양매직 매각을 위해 국내외 기업 및 사모펀드 10여곳으로부터 예비 입찰서를 받고 실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동양매직과 유사한 렌털 방식의 생활가전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대거 뛰어들었다. 국내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힘을 합치는 방식이 주가 됐다. 이밖에도 유럽과 일본의 유력 가전업체들도 인수 의사를 보였다.
동양그룹은 이 중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보인 현대백화점-KTB프라이빗에퀴티(PE), 교원-신한금융투자, 귀뚜라미-KT렌탈 컨소시엄 등에 본입찰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손꼽히는 현대백화점은 계열사 현대H&S에서 정수기, 비데, 연수기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원, KT렌탈 등도 자사 렌털사업과의 사업 확대를 기대했다.
본입찰이 체결되면 내달 초 실사를 거쳐 우선 인수협상자를 선정한다. 양자가 가격 협상이 원활하면 빠르면 7월에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동양매직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현재 동양그룹 측과 인수를 원하는 기업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크다는 분위기다. 동양매직이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며, 정수기 3위 사업자를 고려해 최대 3000억원 이상을 내다보는 동양그룹 측과 기업 간 협상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동양매직은 지난해 매출액 2981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거뒀다.
동양그룹은 상반기까지 2조원의 대규모 유동성 자본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동양은 지난해 말부터 동양시멘트를 제외한 주요 사업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 중이다. 동양매직 매각 주간사는 골드만삭스와 동양증권을 선정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