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새기는 디지털 대장경]<5>획기적 에너지 저감

해인사 장경각은 통풍이 잘 되게 건물 외벽에 붙박이 살창을 두었다. 벽면 위아래와 건물 앞뒷면 살창 크기를 각각 달리해, 공기가 실내에 유입되면 아래 위로 돌아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장경각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이 760여년의 세월을 견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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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데이터센터 `각`은 춘천 구봉산 자락에 층층이 형성된 다랑이 논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만들었다. 산자락에 흐르는 시원한 바람이 자연스럽게 건물을 타고 넘거나 건물 내부를 통과해 IDC 서버실로 흘러 들어가게 했다. 21세기 장경각인 춘천 IDC는 자연 통풍원리 같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활용하면서도, 장경각의 숨은 과학까지 계승하고 최신 기술을 접목시킨 프로젝트다.

기존 IDC는 수많은 서버들이 쉴 틈 없이 뿜어대는 열로 서버가 쉽게 과열되고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냉각을 위해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다.

NHN은 21세기 장경각을 세우기 위해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각`을 바라보는 동시에, 가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들을 집약시켜야만 했다. 선조들의 기록 보존의 뜻을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설정했다.

고온 상면에서 견딜 수 있는 자체 개발 서버와 저전력 고집적 랙을 개발해 소비전력을 최대 20% 이상 절감하는 것을 시작으로, 요소요소에 자체 개발 기술들을 더했다.

서버를 꽂는 자체 제작 랙 240개가 모인 서버실 안에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분리시키는 차폐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 IDC가 바닥을 60㎝ 가량 띄우는데 반해 `각`은 고집적에서 발생되는 열을 가장 효과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해 바닥을 1m 가량 띄운 이중 바닥 구조로 만들었다. 이중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 공기는 서버를 식히며 더운 공기 지역으로 통과해 빠져나가도록 설계, 열 손실을 줄임으로써 서버실 온도를 2~3도 가량 낮출 수 있었다.

특히 IDC는 서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차가운 공기를 공급하는 `항온기`와 항온기의 연계 설비 가동을 위한 에너지가 전체 사용 전력의 50~60%를 차지한다. 여기에 더욱 집중해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의 찬 공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냉각과 관련해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기후는 1년 내내 찬 공기를 확보할 수도 없고, 황사나 습도 등 서버의 `적`들이 즐비하다.

1년에 가까운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적 기후에 적합하게 기존 항온기(터보 냉동기)와 병행할수 있는 `외기를 이용한 서버룸 냉각장치`(AMU)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다. `각`은 AMU 도입으로 미세 물입자를 여러 개 노즐을 통해 분사, 유입되는 공기 온도를 떨어뜨렸다. 동절기에만 적용할 수 있는 외기 유입 기간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허 출원 중인 `각`의 AMU는 순 외기 냉방 가능 시간을 총 7067시간(260여일)까지 늘려, 항온기의 57%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체 전력 비용에 있어서도 26%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외기 활용이 어려운 한여름에는 항온기를 사용해야하는데, 이 때는 항온기에만 의존해 냉각 에너지를 만드는 대신 전기료가 싼 심야 전력을 이용해 냉방에 필요한 차가운 물을 만드는 `수축열`과 얼음을 얼리는 `빙축열`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한낮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밤에 만들어 미리 비축해 활용한다. 빙축열 및 수축열 시스템으로 각각 전체 사용 전력량의 2%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각종 설비와 IT 인프라 요소요소에도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동원했다.

그렇다면 `각`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까지 에너지 효율을 높이게 될까? 최근 정부는 최적화된 IDC 전력 운영 환경을 정부가 공식 인증해 주는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제를 시행하면서, 인증 기준을 PUE 1.75로 제시한 바 있다. PUE란 IDC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력을 서버나 스토리지 등 IT 장비에 사용되는 전력을 나눈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다.

NHN `각`은 하절기 PUE는 1.3, 동절기 PUE는 1.09까지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평균 2.0, 정부가 정한 그린데이터센터 기준 1.75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자 국내 최고 수준이다.

뿐만아니라 `각`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 IDC도 획득하지 못한 `LEED 플래티넘 NC v2009` 인증을 획득,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친환경 IDC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어제와 오늘, 내일의 삶을 담아낼 소중한 기록을 후대에 안전하게 전하려는 이번 프로젝트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목표를 갖고 완수해 나갈 것이다.

매주 화요일 박원기 본부장이 NHN IDC `각` 건립에 얽힌 이야기와 담겨진 기술을 직접 전합니다. 지금까지 “사용자 데이터 후대에 온전히 전해져야” 무중단 가동을 위한 설비, 인프라 기술. 춘천에 세운 까닭은? 웹에 기록한 데이터가 서버에 안전하게 보관되기까지(고온 상면에서 견디는 자체 서버)가 나갔고, 다음주 세계 최고 친환경·고효율 IDC를 향한 도전(LEED 플래티넘 V 2009 인증)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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