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반성장지수 결과가 나왔다. 홈플러스·LS산전·현대홈쇼핑·KCC 등 8개 대기업이 최하위인 `개선` 등급을 받았다. 반면에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S·SK텔레콤·SK종합화학·포스코 등 9개 기업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이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잘했고 유통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73곳과 체결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이행실적평가와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체감도 평가 결과 점수를 같은 비율로 합산해 이뤄졌다. 올해 평가에 참여한 기업은 74곳으로 작년 56곳 보다 늘어났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내년에 평가대상기업을 109개로 늘리고 일부 1차 협력사도 포함하겠다고 한다.
요즘처럼 `갑을 관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상황에서 대기업은 동반성장지수 결과에 민감하다. 최근 제품 밀어내기 영업으로 유제품 기업과 주류기업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갑의 횡포`로 낙인찍힌 유제품 기업의 매출은 뚝 떨어졌다. 매출만 떨어진 게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신뢰도 함께 무너졌다. 기업은 한 번 국민에 외면 받으면 신뢰를 회복하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간 쌓아온 노력의 몇 배의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도 감내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기업은 협력업체를 먹여 살리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갑인 셈이다. 을은 갑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넘어 실제로 죽어야 했다. 실질적인 투자관계가 없어도 협력사는 대기업을 모회사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만큼 절대적이었다. 물론 대기업 덕분에 협력업체도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갑도 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작년에 처음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할 때도 그랬고 올해도 일부 기업이 실명공개와 평가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다고 한다. 이른바 `대기업 줄 세우기` 아니냐는 것이다. 동반성장지수가 대기업을 압박하고 줄 세운다는 비판도 있겠지만 대중소기업이 갑을이 아닌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때 국민의 사랑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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