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기업 정보와 휴대폰 통화 내역을 빼드립니다.”
중국 베이징 무역 박람회에 참여한 한 기업은 해킹 서비스를 광고한다. 미 국방부가 공개적으로 지목한 해킹 왕국 중국에서 해커는 일상적인 직업이다. 뉴욕타임즈는 해킹이 만연한 중국 문화를 소개했다. 중국에서 해킹은 사업이다. 중국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도 해킹을 빈번히 동원한다.

중국 해커가 주로 활동하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업 운영 시간에 해킹이 집중된다. 해킹이 업무란 말이다.
기업이 경쟁사 정보를 빼낼 목적으로 프리랜서 해커를 고용하는 것도 일상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최대 건설 장비 회사 사니그룹이 경쟁사인 줌라이온(zoomlion)을 해킹해 정보를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해킹이 일상화된 것은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감시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영향도 크다. 지방 경찰이 해킹 서비스 기업에 특정인이나 기업 감시를 의뢰할 정도다.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는 2009년 구글로부터 이메일 계정 해킹이 급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2011년 경찰이 아이웨이웨이를 억류했을 때 200가지 컴퓨터 장비와 전자기기를 압수했다.
해킹 범죄도 다반사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침투해 키보드 입력 정보는 물론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 정보를 모두 빼간다. 중국 내 해킹은 완전히 상업화해 기술이 뛰어난 해커는 고수익이 보장된다. 중국 정부는 많은 해커를 고용한다. 하지만, 해커들은 연봉이 낮고 명성을 얻을 수 없는 공무원보다 일반 기업을 선호한다.
중국 최대 해커조직 `홍커(Red Hacker)` 출신인 한 해커는 정보보호 기업에서 일하며 연봉 10만 달러(1억1000만원)를 받는다. 중국에 해킹이 만연한 것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일 중국 정부가 기업과 연방정부 기관을 상대로 해킹에 관여했다며 사이버 해킹 배후로 공식 지목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