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엔달러 110엔시 수출감소율 수출 중소기업의 엔·달러 환율이 마지노선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수출 감소분의 60∼70%를 일본기업에 뺏긴 것으로 조사됐다.
부천 소재 기계 제조업체 A사는 원화강세와 엔저로 인해 최근 수출물량이 30∼50%, 영업이익은 30∼40% 급감했다. 매출 7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엔저영향으로 최근 거래처를 일본기업에 뺏기고 있다. 수출 감소분의 60∼70%가 일본 경쟁기업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용 자동제어 기기를 일본 기업에 납품하는 B사는 엔화 약세로 매달 100만∼200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주문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환차손에 묶여 손실만 늘고 있다. 조만간 일본기업과 단가조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 수출기업 500여개사를 대상으로 `엔화약세에 따른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엔·달러 환율 마지노선이 101.1엔으로 집계됐다. 22일 기준 엔·달러 환율이 102.5엔까지 오른 만큼 상당수 수출기업 피해가 불가피하다. 110엔에 이르면 중소기업 총수출이 14.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업종별 엔·달러 환율 마지노선은 반도체·디스플레이(97.7엔), 석유화학(99.6엔), 자동차·부품(99.7엔), 정보통신기기(100.3엔), 음식료·생활용품(100.7엔), 섬유·의류(100.9엔), 고무·플라스틱(101.1엔), 가전(101.3엔) 등 대다수 업종의 환율 마지노선이 붕괴됐다. 철강(103.0엔), 기계·정밀기기(103.2엔), 조선·플랜트(103.5엔)도 마지노선에 근접했다.
엔화가 110엔에 이르면 업종별로 음식료·생활용품(-26.5%), 고무·플라스틱(-20.5%), 반도체·디스플레이(-20.0%)의 수출이 20%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는 “원화상승과 엔화하락이 겹치면서 세계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수출시장을 일본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며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해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증대를 위해 정부 정책과제로 환율안정(59.7%),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33.2%), 수출금융 지원 강화(28.5%), 해외영업 및 무역실무 교육지원 확대(18.6%) 등을 제시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정부 환율대책 마련만 고대하고 있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과 정부의 강도 높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