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실적 부진은 윈도8 때문" 대놓고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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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이 최근 실적 부진의 원인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 때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고객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만든 운용체계(OS)가 PC 시장 전체의 침체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21일 컴퓨터월드는 최근 델 경영진이 PC 판매 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윈도8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올 1분기(2∼4월) 델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6%, 매출은 2.4% 감소했다. PC 부문 매출은 9% 줄어든 89억달러(약 9조9000억원)에 머물렀다. 노트북과 스마트패드 매출은 16% 줄었다.

브라이언 글래든 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윈도8는 우리가 희망했던 것처럼 PC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델은 지난 3월에도 성공 전망이 불확실한 윈도8 채택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윈도8는 스마트폰 앱과 같은 벽돌식 유저 인터페이스로 관심을 모았다. 터치 기능을 추가해 모바일 시장을 노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시작 버튼이 없어 불편해했고 기존과 너무 다른 인터페이스는 사용에 혼란을 불러왔다. 터치 기능은 터치스크린이 없는 기기에는 무용지물이다. PC 매출 하락을 윈도8 탓으로 돌리는 곳은 델뿐만이 아니다. HP와 후지쯔도 윈도8가 PC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마지막 희망은 윈도 8.1이다. 내달 26일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되는 윈도 8.1은 윈도8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윈도 업데이트가 아닌 윈도8 내부 앱 판매소인 `윈도 스토어`에서 내려 받는 식으로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는 오는 10월이다.

글래든 CFO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델 PC 부문 매출은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며 “인텔 해즈웰 CPU를 사용하는 노트북과 윈도 8.1이 고객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매출 반등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델 1분기 실적(괄호 안은 전년 대비 증감율)

자료:컴퓨터월드

델 "실적 부진은 윈도8 때문" 대놓고 비난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