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의 국방부·MS 갈등 소지 미리 없애야

지난했던 국방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SW) 사용료 분쟁이 해결됐다. 무역 분쟁까지 우려됐던 사안이라 해결 자체가 환영할 일이다. 미래지향적인 합의라고 하니 더욱 잘 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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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려되는 것이 있다. 제2의 국방부와 MS의 갈등이 또 다시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국방부와 MS 간에 문제가 된 클라이언트접속라이선스(CAL)는 그동안 우리나라 기관이나 기업 어디에서도 이슈로 제기된 바가 없다.

그만큼 기관과 기업의 SW 구매 담당자에게 CAL은 생소했다. 갑작스러운 CAL 이슈 제기로 해당기관과 담당자는 당황했다. 부풀려진 추가 라이선스 금액에 대해서도, 불법 SW를 사용한 무지의 기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뒤늦게나마 SW 저작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CAL에 대해 안내책자를 마련, 배포했지만, 여전히 CAL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나마도 미국무역대표부(USTR) 보고서에 국방부 사례가 실리는 등 무역 분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일부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악의적으로 전사 규모로 불법 SW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굳이 불법 SW 사용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W 라이선스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되는 것은 SW 라이선스 정책을 잘 알지 못한 탓이다.

지금도 상당수 기관과 기업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SW기업에게 라이선스 소송을 당하게 될 빌미를 주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나서서 제대로 된 SW 라이선스 계약과 사용에 대해 계몽을 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그나마 정보화 규모가 큰 초대형 기관이다. 만약 국방부가 아주 작은 소규모 기관이었다면 결말은 어떠했을까. 더 이상 제2의 국방부와 MS의 SW 라이선스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기관·기업 모두 SW 라이선스에 대한 이해와 사용방법 및 대응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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