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스타일, 일본 스타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K디자인은 한국적 스타일의 디자인을 구체화하고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을 세계화하는 작업의 일환입니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국내 디자인 산업의 선진화·체계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자인산업 현장에 뿌리박힌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우수 인력을 중소·중견기업과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디자인 문화를 널리 대중화하는 차원으로 일반인이 참여하는 열린 디자인 콘테스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른바 `디자인 슈스케(가칭)`다. 이는 특정 대기업에서 뛰어난 디자인 혁신 제품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국민 전반의 디자인문화를 바탕으로 K디자인을 만들어야한다는 이 원장의 생각이 바탕이 됐다.
이 원장은 “중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디자인 산업을 강력하게 지원해 두려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에 디자인산업의 전초기지가 될 `KIDP 차이나`는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스타가 중심이 된 K팝이 동남아와 중남미 등에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전도사가 된 것처럼 K디자인이 국가 간 가교역할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보다 체계화된 디자인산업 육성방안을 공유하겠다는 해외디자인나눔 사업도 준비했다.
이 원장은 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과 특허청 차장을 거쳐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산업의 선진화를 담당해왔던 만큼 실무는 물론이고 지식재산권에 관해서는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다.
그가 취임 직후 가장 관심을 기울여 개선해나가자 했던 것도 디자인업계의 고질적인 하도급 거래 문제다. 이른바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른바 `갑을관계` 개선이다. 신제품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냈던 디자인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낮은 단가 및 추가과업 등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디자인용역표준계약서를 개발하고, 표준계약서를 준수하는 기업은 이를 점수화해 동반성장위원회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지난해 다양한 사례를 모은 바람직한 하도급거래를 위한 가이드북을 만든 바 있다.
취임 일년여를 넘긴 이 원장은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전신인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설립을 예를 들며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해야 성공적 창조경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국을 수출 중심 국가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에서 포장이나 디자인 문제로 제값을 못 받는 문제를 인식하고 당시 상공부 장관을 통해 한국디자인포장센터를 열었다.
이 원장 역시 “정부 산하기관도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면서 서비스디지털 융합팀을 신설해 의료서비스, 재래시장, 노인정 등 공공서비스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