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오프라인 지점 창구를 탈피해 `포터블(Potable) 뱅킹`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점에서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기존관념을 깨고 IT와 이동형 금융 단말기를 융합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점포`를 내세우며 새로운 서비스 창출에 나섰다.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이 포터블 뱅킹 시스템을 선보이며 또 다른 스마트 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서류가방 크기의 포터블 브랜치 `포터블 IBK`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기존 창구에서 처리하던 금융 서비스 인프라를 휴대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 기동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영업점 직원이 이 장비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 카드나 통장신규, 전자금융 가입 등의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지역본부에 31대, 본점에 5대를 배치하고 올 하반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장비하나면 통장과 카드 신규 가입, 발급, 각종 전자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거래 기업은 물론이고 학교, 병원, 군부대 등에서 기기 사용이 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기기를 고도화해 창구와 외부 모두 사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단말기를 개발 중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를 개발해 전국 영업본부에 1대씩 배치했다. 첨단 휴대형 장비를 활용해 점포 영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판매 자격 제한이 있는 방카상품을 제외한 모든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S-KIT라는 휴대용 통합 단말기를 자체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직원이 직접 S-KIT를 이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금융 상담을 제공한다. 이 단말기는 영업점과 동일한 시스템 환경을 제공하는 케이스 형태의 휴대용 금융 단말기로 계좌 개설 및 인터넷 뱅킹, 체크카드 신규 등 영업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인과 업무가 바쁜 직장인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은행도 최근 `이동식 하나은행`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단 밀집지역과 학교 등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농협은행은 올 하반기 `NH 스마트키트`를 개발해 유관 시장에 뛰어든다. 현재 농협은행 내부에서 IT투자 심의가 진행 중이며,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 경 `포터블 뱅킹` 시스템을 선보일 방침이다. 올해 수도권 지역에 5대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