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광주에서 개최하는 세계수소에너지대회(WHEC:World Hydrogen Energy Conference)가 행사 본격 준비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20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세계수소에너지대회는 조직위원회 비리가 불거지며 엉거주춤한데다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광주시마저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면서 행사 진행 자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 대회를 유치한 광주시와 전남대 수소연료전지연구소는 지난 2011년 이 행사를 위해 △세계수소에너지대회 추진기획단 구성운영 △시범사업 발굴 및 홍보활동 △산업기반조성 연구용역 △세미나 및 토론회 개최 등 종합계획을 세워 추진해왔다.
하지만 조직위 사무국장 A씨가 세계수소에너지 학술대회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업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A씨는 행사 진행에 사용할 예산 4000만원을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결제와 생활비 등으로 전용했다.
지난해 5월 후원 협약을 맺었던 광주시는 이미 3000만원을 집행했으나 이 같은 사실은 알지 못했다. 현재 조직위 업무는 올스톱 상태다.
문제가 불거지자 광주시와 전남대 수소연료전지연구소 측간 불협화음마저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뒤늦게 대회장인 오병수 전남대 수소연료전지연구소장을 경질하고 지병문 전남대 총장을 새로운 대회장으로 교체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수소에너지학술대회는 1976년부터 2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및 신에너지 관련 학술대회로 참가하는 외국 학자들만 최소 1500여명에 이르는 국제행사”라면서 “대회가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행사준비가 지지부진해 자칫하면 국제망신을 당할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는 후원기관이기 때문에 횡령문제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관리감독이 부족한 점은 인정한다.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