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최적의 입지를 찾고 외부재해 방어 만큼이나 이용자의 소중한 기록을 어떤 그릇에 담을지도 중요했다.
그릇은 곧 `서버`다. 서버는 장경각에 보관된 팔만대장경 하나하나의 경판과도 같은 IDC의 요체다. 부처의 법문 `경`을 담고자 당대 활용 가능한 최적의 저장 도구인 산벚나무로 만든 경판을 이용했다. `각`은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를 경 삼아 `경판` 대신 고온 상면에서 견딜 수 있는 우리만의 자체 서버로 장경각의 정신을 잇고자했다.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기록 보존의 의미를 잘 살릴 지 기본으로 돌아가 고민했다.
IDC `각`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오가는 네이버 서비스를 지탱할 우리만의 경판과 그 경판을 담아낼 경판꽂이가 필요했다. 세계 최고 수준 IDC를 지으려면 그에 걸맞은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했다.
기존 데이터센터 서버 보관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감을 극대화할 자체 서버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막바지 테스트 중인 자체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높이를 두 배 높이고 폭은 절반으로 줄여 기존 서버와 같은 집적도를 유지하는 혁신적 하드웨어 디자인을 택했다.
대형 냉각팬으로 서버에서 공기 흐름을 방해하던 저항 요소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개별 서버마다 붙던 전원공급장치를 40여개 서버가 꽂히는 랙 하나에 통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자체 서버는 35℃ 이상 고온 상면에서도 견뎌 소비전력을 최대 20%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고의 친환경 고효율 IDC 건립이란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서버는 자체 개발한 초록색 랙에 꽂힌다. 랙은 서버를 꽂는 선반으로 하나에 40대 이상의 서버가 설치된다. 기존 데이터센터 랙보다 3배 많은 서버를 수용하지만 크기나 높이는 일반 랙과 큰 차이가 없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서비스와 물리적 인프라를 함께 설계하지 않아 듬성듬성 서버를 꽂은 채 랙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 랙은 저전력은 물론이고 집적도까지 높였다.
`각`은 랙을 기본 단위로 설계됐다. 랙을 기준으로 필요한 면적과 적정 용량 등을 설정하고, 랙 간 거리를 설계해 240개 랙이 들어가는 서버실 1개 규모를 산출했다. 그에 맞춰 이중 바닥 구조, 무중단 가동을 위한 전력량, 냉방 및 수전 용량, 공조 용량 등의 계산이 이뤄졌다. 이렇게 서버실 4개가 모여 약 4만대 서버가 보관되는 하나의 서버관을 이룬다. 각은 모두 3개의 서버관으로 구성됐다.
3개 서버관에 보관된 데이터는 클릭하는 순간 서버·랙·서버실·서버관을 드나들며 이용자 PC와 모바일에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독자 개발한 서버와 랙에서 우리네 삶의 기록은 시공을 넘어 후대에 전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