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으로 곳간이 넘쳐나는 애플이 무려 100억달러(약 11조1000억원)를 생태계 확장과 신사옥 건설에 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와 같은 대형 인수합병(M&A)보다 자체 인프라 투자에 금고문을 여는 셈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신사옥과 데이터센터 건설,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등 생태계 확충에 거액을 푼다고 20일 보도했다. 애플은 1450억달러(약 162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한다. 100억달러는 6.8%에 지나지 않지만 다른 기업에겐 천문학적 액수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CFO는 “10억달러는 애플스토어에 투자하고 90억달러는 다양한 분야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장비와 파트너사 설비를 구입해 공급망을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보다는 설비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말이다. 애플의 최대 M&A는 지난해 인수한 지문인식 기업 어센텍으로 3억5000만달러 규모였다.
가장 많은 현금은 제2 캠퍼스 건설공사에 들어간다. 쿠퍼티노에 들어설 애플 제2 사옥은 우주선 모양으로 알려졌다. 2016년 완공될 예정인 애플 사옥 건설에 최대 50억달러가 들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40억달러를 소프트웨어 개발 인센티브로 떼어놨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판매금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데 이를 다시 앱 생태계 활성화에 재투자한다. 애플은 네바다 주 레노에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수립 중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와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책임진다. 10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알려졌다.
애플은 세금을 내는데도 현금을 쓴다. 지난해 60억달러를 세금으로 냈고 올해는 약 70억달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가장 큰 현금 사용처는 최근 발표한 자사주 매입이다. 애플은 550억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인데 이 중 170억달러 회사채를 발행해 충당했다.
애플은 지난 1분기 125억달러 순이익을 내며 현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어 아무리 많은 설비투자를 해도 현금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