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패권 전쟁
네이버의 지배력이 모바일에서도 고착화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는 모바일 플랫폼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모바일에서도 사실상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유선 검색 점유율 70%가 넘는 네이버의 지배력이 모바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스마트폰이 한창 보급되던 지난 2011년 당시,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50% 수준이었다. 70%가 넘던 유선 검색 점유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았다. OS 권한을 앞세워 단말기에 검색창을 기본 노출시킨 구글이 10% 대의 점유율로 유선 검색보다 10배 가까이 점유율을 키웠다. 모바일 분야에 일찍 치고나섰던 다음도 구글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OS 칼자루를 쥔 구글과 새롭게 등장한 카카오톡의 급성장으로 모바일 네이버의 입지는 예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네이버는 이 전망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2년 정도 지난 지금, 네이버는 모바일에서도 70% 이상의 점유율을 장악했다. 다음이 지지부진하고 구글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네이버는 점유율을 계속 높였다.
매출 중 모바일 검색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분기 16%까지 상승했다. 올해 안에 30%까지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유선 분야 광고주도 대부분 모바일 광고로 이동했다. 모바일 광고 성장과 광고주 확대로 네이버의 1분기 검색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나 급상승했다.
네이버의 입점·광고·거래 정책은 모바일에서 더 강화될 것이 공통된 전망이다.
소비자(사용자)와 1대1 관계로 규정지어지는 `모바일 파워`는 사실상의 시장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절대 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검색과 연계된 상품 진열 즉, 메인 검색결과에 상품을 넣고자 하는 유통업자들의 줄대기는 유선 인터넷때보다 더 심해진 상황”이라며 “개인소비자의 성향이 그대로 반양된 모바일 소비 형태를 봤을 때 네이버 지배구조는 스스로는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도 한층 강해졌다.
웹툰, 뉴스, 동영상 등 대부분의 콘텐츠영역에서 네이버는 절대 강자의 역할을 자랑한다.
소비자는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풍성하게 잘 차려진 `상차림`이 좋아 네이버의 점유율과 파워를 더 키워준다.
매일 매일 모바일 네이버에서 웹툰과 소설을 소비한다는 한 사용자는 “요즘 하루라도 안들어가면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를 정도의 두려움을 느낀다”라며 “이젠 굳이 컴퓨터를 쓰지 않아도 모바일 네이버는 내 생활 전반을 지배한다”고 전했다.
네이버 앱 자체를 스마트폰 인터넷 브라우저로 쓰는 사용자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곧 인터넷이었던 유선 웹 환경이 모바일에도 재현되리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석권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도 국내 역진입을 준비 중이다. 모바일 검색과 서비스, 메시징과 소셜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모바일 네이버`의 밑그림을 맞춰가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