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4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최근 국내 스마트폰 판매 추세를 보면 삼성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브랜드 파워의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가 많은 기대 속에 국내 출시됐다. 그러나 전작 갤럭시S3에 비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판매량도 기대 이하다. 갤럭시S3보다 출고가를 10만원 가량 낮춰 80만원대에 출시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단속까지 더해지며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와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국내 이통사가 개통한 제품은 약 14만대다. 같은 기간 갤럭시S3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작년 삼성전자 갤럭시S3를 구매한 50대 한 소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주위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브랜드이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파는 ‘삼성’에서 만든 폰 이라는데 믿음이 갔다”며 “자녀와 지인들도 같은 갤럭시 시리즈 모델을 사용하고 있어 사용법을 물어보기도 좋다”고 구매 이유를 밝혔다.
특히, 갤럭시S4는 출시 전후 LG전자와 팬택 등 경쟁 제조사에서 내놓은 전략 모델들과 사투를 벌였고, 이로 인해 그간 압도적이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 초 상당 폭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70%에서 올해 들어 서서히 하락, 5월 현재 60%선까지 내려왔다.
업계는 ‘갤럭시’라는 타이틀 하나로 판매량이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의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며 일정 브랜드만을 선호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구매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던 소비 심리가 크게 변화했다는 것. 실질적인 제품의 품질과 기능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같이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기업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시장 형성 초기 심리적, 물질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경향이다”며 “시장이 성숙기 국면에 들게 되면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게 되면서 제품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옵티머스 G와 차기작 옵티머스G 프로로 연이은 성공을 거둔 LG전자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지난해 말 10%대를 기록한 LG전자는 20%를 넘기며 급상승했다.
리서치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4월 실시한 브랜드 지표 조사 결과 LG전자 스마트폰의 연이은 히트는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에 영향을 미쳐 전년 대비 상당부분 상승했다”며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LG전자 브랜드 파워가 급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인 기술 및 스펙이 평준화 되고 기존 스마트폰 강자인 애플과 삼성의 독주가 주춤하는 시장상황에서 올 한해 신흥 강자로 떠오르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 업체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유경기자ly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