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또 망언…日유신회 의원 "위안부는 매춘부"

일본군 위안부 정당화 발언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유신회 소속 중진 의원이 위안부를 매춘부와 동일시하는 망언을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신회 소속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64) 중의원 의원(6선)은 17일 당 중의원 의원 회의에서 하시모토 공동대표의 `위안부 정당화` 발언과 관련, "외신보도가 날조되기 시작했다. 종군위안부가 성노예로 전환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매춘부와 성노예는 다르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의원은 이어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우글하다"며 "반격으로 전환하는 쪽이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오늘 (지역구가 있는) 오사카(大阪)에 돌아가 오사카 번화가에서 `너, 한국인, 위안부지`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라며 "여러분, 싸웁시다"라는 말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니시무라 의원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망언을 늘어놓았다.

식민지 상황에서 대부분 자신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가 된 피해자들을 매춘부와 동일시한 그의 발언은 일제의 전쟁범죄로 인한 심각한 여성인권 침해인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일본 일부 우파들의 인식과 닿아 있다.

니시무라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이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우글하다`는 발언에 대해 "한국이라는 국명을 거론한 것은 온당치 못했다"며 철회했다. 그런 뒤 마쓰노 요리히사(松野賴久) 유신회 의원단 간사장에게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마쓰노 간사장은 이를 수리하지 않고 제명하는 한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유신회와 7월 참의원 선거 협력을 모색해온 일본 야당 다함께당은 유신회 인사들의 망언 파문이 커지자 이날 선거협력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1993년 초선 중의원 의원이 된 니시무라는 민주당 소속이던 2005년 변호사법 위반 사건으로 체포돼 2년 뒤 징역 2년·집행유예 5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정치인생이 끝나는 듯했던 그는 작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유신회 소속 비례대표(긴키 지역)로 당선돼 부활에 성공했지만 상식을 벗어난 발언으로 다시 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소속당 의원이 파문을 키우자 하시모토 대표는 "나는 한국과 위안부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지금까지 자신의 발언과 니시무라 의원과의 발언을 차별화하려 했다.

앞서 하시모토 대표는 지난 13일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그 정도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24일 하시모토 대표와 면담할 예정인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길원옥(86) 할머니가 17일 일본에 입국했다.

길 할머니는 히로시마(廣島)공항에서 하시모토 대표에 대해 "(위안부들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이니까 분별없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고령에 건강악화로 기력이 떨어진 길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에 오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일본 안에서 각지를 순회하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한 뒤 24일 오사카시청에서 하시모토를 만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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