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시작한다. HANA(하나)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유럽과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남미와 아시아로 데이터센터 운영을 확대한다. 한국에는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기존 운영 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방안을 추진한다.
스티브 와츠 아시아태평양일본(APJ)지역 총괄사장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올랜도 `사파이어 나우`에서 기자를 만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며 “그러나 한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AP는 현재 유럽의 독일과 네덜란드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두 데이터센터는 유럽지역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극 활용한다. 북미 지역 서비스를 위해 미국 동부와 서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후 아시아와 남미에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시아는 중국에, 남미는 브라질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국에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는 않고 KT와 협력을 추진한다. 앞서 SAP는 KT와 공동으로 HANA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와츠 사장은 “KT는 중요한 파트너이고 여전히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HANA와 모바일 솔루션 관련해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SAP가 KT의 데이터센터를 활용, 한국 내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AP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는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HANA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SAP는 HANA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제공하기 위해 인프라 환경을 갖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KT는 SAP의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다.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일본이나 동남아에 비해 작은 한국시장을 위해 별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는 SAP에 부담스럽다. 와츠 사장은 “호주와 일본의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보안 이슈가 많아 클라우드 시장이 느리게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스티브 루카스 SAP 데이터베이스&기술 제너럴 매니저는 “KT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KT가 아웃소싱 서비스를 하고 SAP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랜도(미국)=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