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OD,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의 총아 혹은 문제아

인도 NASSCOM(National Association of Software and Services Companies)이 올 3월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시장은 연간평균성장률 15%로 2020년경 1400억달러(한화 약 156조324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업들의 IT예산에서 모빌리티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 5% 이하에서 10~12%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의 목표는 결국 실시간 기업(RTE)이다. 임직원이 언제 어디서든, 이동 중이던 어떤 장소에 있던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 업무 공백은 최소화하면서 생산성과 기업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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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업무에 요구되는 데이터나 애플리케이션이 기업 데이터센터에 있건 사내 PC에 있건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액세스,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졌다.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단말기가 어지간한 노트북에 필적하는 컴퓨팅 성능과 파워풀한 네트워크 커넥티비티를 만족시키고, 고속 이동통신과 무선LAN이 어디에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되면서 가능해졌다.

기업들의 오랜 화두인 실시간 기업(RTE)을 구체적으로 눈앞에서 구현시켜줄 수 있다는 것,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를 앞다퉈 검토, 고민하는 이유다. IT소비자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 가능한 다채로운 스마트 단말기 등은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업무용 단말기를 별도로 지급하여 개인용 단말기와 이원화하여 사용하지 않고 임직원 개인 소유의 단말기에서 업무 환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국내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국내 모바일 오피스의 역사는 2009~2010년 초반, 즉 아이폰이 대세로 떠오르기 이전을 1기로 분류할 수 있다. 삼성그룹, 대우증권, 포스코, 코오롱그룹,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당시 모바일 오피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던 기업들은 외국계일 경우 블랙베리, 국내 기업들은 MS 윈도모바일 기반 삼성전자 단말기를 주로 채택했다. 포스코의 경우는 블랙베리를 선택했지만 삼성증권, 삼성SDS, CJ제일제당, 대한항공, 한진해운, 아모레퍼시픽, 기상청, 삼양그룹, 코오롱그룹 등은 삼성전자의 옴니아폰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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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모바일 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이 임직원들에 특정 단말기 1종을 사용 강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들이 세를 넓혀가는 2010년 들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2010년 중반 삼성전자 갤럭시S가 발표된 이후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려는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모바일 표준 플랫폼 중 하나로 선정하고 2~4종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지원하는 멀티OS, 멀티디바이스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롯데홈쇼핑, 금호아시아나그룹, 제일모직, 이랜드그룹, LG전자, SK텔레콤 등이 해당된다. 모바일 오피스 1기 기업들도 지원 단말기와 플랫폼을 확장하면서 동참했다.

국내 기업 모바일 오피스 1기와 2기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멀티디바이스·멀티OS 지원 정책의 확산이다. 또 기업 모바일 오피스 플랫폼의 대세가 윈도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로 넘어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기에서도 기업이 단말기를 선택하고 구매 혹은 통신비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임직원들의 단말기 선택권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0년 말~2011년 초 스마트폰이 컨슈머 시장으로 급속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임직원)들에 불편과 불만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이 불길 번지듯 확산되고 다양한 모바일 앱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개인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크게 늘어났다. 기업 임직원들 역시 업무용으로 제한된 스마트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개인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가트너 등 해외 연구기관들은 2011년 중반경부터 BYOD 지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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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안랩, Post PC시대의 모바일 보안(2013. 2)

아이패드 발표 이후 더 큰 화면에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태블릿PC도 업무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임직원들이 해외 출장이나 외근 시 소지하는 모바일 기기도 노트북, 스마트폰 2개(업무용/개인용), 태블릿PC 등 여러 개로 늘어나면서 기기의 분편화로 인한 사용 및 업무 불편함이 고조되었다.

국내에서는 2011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을 필두로 스마트워크 구현 바람이 거세게 불었으며 스마트워크 구현은 금융, 제조, 유통, 중공업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었다.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스마트워크를 구현하게 되면서 태블릿PC의 업무 적용 또한 크게 늘었다. 이때 GS칼텍스, SK텔레콤, 현대하이스코, 우리은행 등이 모바일 오피스에 태블릿PC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게다가 태블릿PC는 물론 스마트폰들도 화면 사이즈가 다양해졌다.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바일 단말기 종류가 대폭 늘어나면서 기업이 특정 단말기 2~3 종류로 사용을 제한하는 데에는 한계가 온 것이다. 이는 2012년 중반경 국내 모바일 오피스 3기, 즉 BYOD 지원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시대를 열게 만들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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