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옷이 날개다. 날개를 달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귀에 쏙쏙 들어온 적은 없다. 최근 20년간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세계를 제패한 것이 많다. 스포츠에서 보면 박세리에게 환호했고, 박찬호에게 박수쳤고, 박지성에게 열광했고, 박태환에게 갈채를 보냈다. 김연아에게는 눈시울을 붉혔다. 새로운 세대교체 가운데도 계속 세계를 준비 중이다.

Photo Image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수많은 인물이 나왔다. 조용필, 배용준 등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섰고 싸이는 전 세계인을 춤추게 한다. 나아가 글로벌 산업계에서도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갖춘 한국 브랜드가 많다. 삼성, 현대, LG, 포스코 등은 세계 1등 기업으로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대학시절 `퀴즈아카데미`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초대 손님이 고(故) 박동진 판소리 명창이었는데 그는 젊은이들이 빠르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에 걱정이 많았는지 오랜 삶 속에서의 철학이라며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라는 창을 출연자들에게 들려줬다. 그 가락은 그 후 CF에 활용돼 우리에게 익숙해졌고 우리 문화와 옛 것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신호탄으로 종종 활용된다.

전쟁의 폐허와 빈곤 속에서 성장한 우리나라는 어떤 힘을 갖고 있어 10대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고 글로벌 문화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가. 이스라엘은 세계를 움직이는 나라의 대명사 중 하나다. 교과서에도 항상 `가장 두뇌지수가 높은 나라`로 표현됐다. 그들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민족 전통문화의 보존의식과 교육철학이라고 한다. 2000년 전 나라를 잃고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면서도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았으며 세계경제, 과학과 문화를 움직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저력은 바로 `옛 것은 소중한 것이여`다.

우리나라 옛 것의 눈부신 성과 중 하나를 들자면 아름다운 우리의 옷 한복이다. 세계의 유명 언론도 한복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아름다움은 당당함을 포함한다. 그들의 눈에 익숙하지 않은 먼 나라 전통의상이지만 역사를 간직한 한복의 당당함과 자신감에 매료된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 때 단아하고 화사하며 절제 있는 한복의 맵시를 한껏 뽐냈다. 필자도 해외 출장시 가끔 한복을 애용한다. 신발, 노리개까지 갖춰 착용하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우리 전통과 문화의 자신감이 그들을 압도하는 것 같다. 이후 필자를 기억하지 못한 고객이 없고 회사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 국가인 미국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역사`라 했다. 그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 전통과 문화다. 그래서 옛 것이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전통문화를 다 공유할 수는 없다. 반면에 한복은 생활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옛 것을 소중히 하는 것만이 우리 문화를 빛낼 수는 없다. 존중하고 보존하고 이용함과 동시에 새 것을 받아들여야 문화의 가치가 더 빛난다. 논어 위정편에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는 말이 나온다. 옛 것을 잊지 않고 새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단편적인 시각 하나만 바꾼다면 일상에서 옛 것을 입고 즐길 수 있다. 또 아름답고 당당한 자신감을 우리 옷을 통해서 갖출 수 있다.

현대는 마케팅의 시대다. 한복의 단아함과 화사함이 한류 열풍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옷이 날개다. 우리 고유 문화의 바탕이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 ceo@omnisystem.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