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5G, "속도 향상 넘어 감성 전달하는 지능망"

다가온 5G시대

정부가 민·관공동 `5G 포럼`을 이달 말 발족하면서 `포스트 롱텀에벌루션(LTE) 시대`도 이젠 가시권에 들어섰다. 5G는 상상을 초월하는 통신 속도로 정보통신(ICT) 산업 전반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올 하반기 상용화가 예상되는 LTE-어드밴스트(A)의 최고속도는 이론상 150Mbps다. 무선망으로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한편을 받는데 1분이 채 안 걸린다. 5G는 기가급 무선 통신 구현을 목표로 한다. 1GB 영화를 모바일 기기로 받는데 1초면 충분하다. 현재보다 최소 50배 이상 빠른 무선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5G를 구성하는 핵심기술은 바로 이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8㎓ 초고주파 대역을 이용해 2㎞ 떨어진 거리에서 1Gbps 이상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기술을 시연했다. 연구실에서 진행된 실험이지만 이미 5G는 기술 기반을 닦아나가고 있다.

◇기가급 영상도 수초 만에 다운, 감성까지 전달하는 단말기

속도가 높아지는 것은 다운로드 환경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선 대용량 데이터의 상호교환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형태의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입체영상(3D), 4K UHD(3840×2160) 등 고화질 영상 구현이 가능해진다.

홀로그램 등 실감 미디어도 등장한다. 이는 사물지능통신(M2M) 등 기술과 연계돼 사회 전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를 앞당길 전망이다.

`구글 글래스` `시계형 스마트폰` 등 초기 형태의 `입는 컴퓨터` 제품이 점점 고도화 된다. 단말기가 인간의 감성까지 전달하도록 발전하는 것이다.

기존의 네트워크가 단순히 단말과 단말을 연결하는 차원이었다면 5G에서는 이를 좀 더 똑똑하게 만드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불법요소를 걸러내고 콘텐츠를 섞는 등 판단능력을 가진 지능망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연결 중심의 `덤 파이프(Dumb Pipe)`와 비교되는 일명 `스마트 파이프(Smart Pipe)`다.

스마트 파이프로 단말과 네트워크를 지능화 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식통신서비스가 활성화된다.

각종 정보를 지능적으로 분석하는 빅데이터 등 현재 트렌드는 점차 그 범위를 확장해 5G 통신의 보편적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원격의료 같은 복지서비스와 가상현실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교육 서비스도 5G 진화에 따라 성장한다.

환자 위치와 상관없이 상시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영상통화를 통한 의료진 면담이 가능해진다.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보는 것만으로 각종 신체 수치를 전송하고 이상이 있으면 바로 의료진 호출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게임, 영화 등 기존 엔터테인먼트는 실감미디어를 활용해 더욱 발전한다. 대용량, 고품질 데이터의 실시간 교류가 가능한 5G 네트워크 덕분이다.

체감형 학습 시장도 만개한다. 멸종한 공룡을 만질 수 있는 형태의 콘텐츠로 불러오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예상된다.

◇초기 디자인부터 보안 고려해야, 사회 기능 마비 위험

5G가 장미빛 미래만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사회 전반이 초고속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그만큼 위협요소도 커진다.

모든 사물과 사람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연결 시대에서는 작은 구멍 하나가 사회 전체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수많은 개인정보가 오가는 망이 뚫린다면 그 파장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를 노린 각종 신종 범죄도 예상된다.

5G 생태계 구축 중 가장 간과하기 쉽지만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보안이다. 초기 단계부터 강력한 보안 기능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장은 “4G까지는 속도 경쟁이었다면 5G에서는 고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기능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초기 단계부터 보안을 고려하는 `시큐리티 바이 디자인(Secure by Design)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5G 시대 준비 과정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을 향상 시켜야 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단말을 제외한 네트워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산업에서 글로벌 리딩 기업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산업 경계가 무너지며 구글, 애플, 화웨이, 에릭슨 등 대형 글로벌 기업으로 노하우와 고급 기술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규모와 인적 구성면에서 리딩 기업과 1:1 승부를 벌이는 것은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며 “5G에서도 니치 마켓을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 미국 등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산시키는 전략이 유효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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