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첸(Eva Chen) 트렌드마이크로 최고경영자(CEO)는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50명의 파워 비즈니스우먼 중 한명이다.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솔직하면서도 대담하다.
우선 한국 기업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직접 투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보안 시장성은 인정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국 기업이 잠재적 고객이라는 설명이다.
에바 첸 최고경영자는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외국에 거점을 갖게 되면 트렌드마이크로의 지원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이미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그룹사를 비롯해 NHN 국외 지사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보안 시장에 강한 애정도 피력했다. 에바 첸 대표는 “한국은 정보통신망이 잘 연결돼 있는 국가”라고 전제한 뒤 “역설적으로 이는 사이버 공격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 있는 구조로, 앞으로 한국을 겨냥한 공격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 모든 공격이 여러 나라에서 들어오고 있다”며 “단순한 한글화가 아니라 한국 고객에게 최적화된 로컬리제이션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지난 1996년 안티바이러스 백신 출시에 맞춰 한국 시장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직접 진출했다. 그는 클라우드 보안 사업 확대 배경도 말했다. 과거에는 바이러스 침투에 따른 업무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 솔루션을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고객 DB는 물론이고 중요 사업정보가 저장돼 있는 서버가 공격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평판이 매우 중요한 시대라는 설명이다. 에바 첸은 “평판이 무너져 버리면 사업 연속성을 보장받기 힘들어 진다”며 “트렌드 마이크로는 서버 보안에 관한한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는 기업 차원에서 보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이다.
한국 클라우드 보안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클라우드 서버 보안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 게임 기업이 클라우드 서버로 돌아설 경우 어마어마한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에바 첸 최고경영자는 국내 정부와 해킹에 대응하는 글로벌 공조체계 구축 필요성도 언급했다. 소위 사이버 인터폴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이번 방한에서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보안 관련 법률 제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CERT 조직은 있으나, 국제공조로 사이버 공격자를 검거하는 조직은 아직 만들어 지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