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케팅의 미래]<1>젠틀맨과 강남 스타일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젠틀맨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한류 문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덩달아 인터넷·소셜 네트워크 등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문화마케팅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발맞춰 미디어 마케팅 현주소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메인 필자인 이호열 문화마케팅연구소 공장장은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매년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터넷 소통 대상`을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수상했습니다. 새 코너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Photo Image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음원 공개 후 사흘만에 유튜브 조회 수가 1억뷰를 넘어 지난해 `강남스타일`의 52일 기록을 갱신하면서 흥행가도에 올라섰다. 대한민국 IT와 콘텐츠산업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싸이에 대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싸이 성공이 우연이라 하지만, 세상에 우연은 없다. 싸이가 성공한 것은 미국에 그런 가수가 없기 때문이다.”

싸이가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원동력은 독자성이다. 훨씬 매력적인 국내외 뮤지션을 압도하는 그 무엇을 가진, 즉 `싸이 같은 가수`가 세계에 전무후무했다. 평론가들이 강남스타일 성공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차별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차별화한 콘텐츠만큼 힘이 센 것은 없다. 양 대표 설명도 차별 콘텐츠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흔히 문화상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 경제효과를 제조업 매출 규모와 비교한다. 3D영화 `아바타` 한 편 순이익이 쏘나타 300만대에 해당한다는 식이다. 강남스타일도 일부에서는 1조 원 이상 경제효과를 유발했다고 분석한다.

강남스타일 성공을 가늠하는 대표 척도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누적 조회수다. 지난 4월 6일 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 수는 15억 뷰를 돌파했다. 주목할 점은 소비된 방식이다. 관심 사안은 `누가 말춤을 췄다`지 `누가 강남스타일 노래를 불렀다`가 아니다. 강남스타일을 노래로 불렀다기보다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봤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음원사이트가 보다 동영상사이트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쯤 되면 싸이의 진정한 조력자는 유튜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유튜브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이를 찾지 않는다면, 혹은 아예 존재를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오늘날 유튜브 문화가 만들어진 원동력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다. 이 분야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에서 강남스타일이란 세계적 히트상품이 나왔다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양 대표의 말처럼 세상에 우연은 없다.

대한민국 인구대비 유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순위는 2006년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계속 내리막길로 2011년 6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세밀하게 살펴보면 내용이 나쁘지 않다. 무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지난해 100%를 넘어 OECD 국가 평균 보급률의 2배에 달한다.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 조사결과 우리나라 만 6세 이상 인구의 63.7%가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환경이 무선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매체에 크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성공이 필연인 이유다.

한류가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산업과 스마트폰이 대표하는 IT 발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강남스타일이라는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산업과 기술 교차지점을 리드하면서 강남스타일을 능가하는 후속타를 만드는데 있어 대한민국은 분명 유리한 위치다.

대한민국은 IT강국 이미지를 얻었지만, 콘텐츠 강국 이미지는 아직이다. 하지만 싸이의 사례가 둘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이끌며 함께 가는 관계라는 점을 입증했다. 우연처럼 보이는 일이 이어져 필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성공사례를 반복해야 한다. 원석의 상태로 묻혀 있을 두 번째 강남스타일을 보여줄 때다.

문화마케팅연구소 이호열 공장장(culturemkt@culturemkt.com)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