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0도까지 견디는 고온 열교환기(로터)를 자체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는 기업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번산업엔지니어링이다. 이 제품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의 열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

서번산업엔지니어링(대표 정용환·이하 서번)은 공장이나 빌딩에 설치해 공기 순환 및 냉난방 기능을 담당하는 공기조화기(공조기)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덕트 없는 공조기 등 기능성 제품 국산화에 주력했다. 이후 고온용, 에너지 절감 신제품을 속속 개발하며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서번은 매출 100억원을 넘긴 2010년 공조기 핵심부품인 `열교환기`를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택하고 집중 투자했다.
명진필 서번 공조영업부장은 “열교환기를 내장한 공조기는 일반 공조기보다 10~15% 정도 비싸지만 대부분 2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며 “기존 공조기 대부분이 국산화돼 내수 시장은 한계에 이르렀고, 한정된 시장을 나눠먹기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주력 제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서번은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하고 정부 지원 과제에 적극 참여했다. 동남지역사업평가원 지원 아래 2년여 만에 올해 초 고온용 회전형 열교환기 개발에 성공했다.
에너지 1등급, 친환경제품 인증을 획득한 이 열교환기는 철강공장, 제지공장 등 높은 열을 배출하는 생산 현장에 적합하다. 공장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300도까지의 높은 열을 회수해 재활용이 가능한 서번의 차세대 주력 제품이다.
국내 공조기 업체 중 유일하게 공조기용 열교환기를 직접 개발한 서번은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까지 전체 매출에서 열교환기 매출은 20% 정도다. 하지만 2~3년 후에는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번은 내년부터 고문서 보관실 등에 필요한 제습용 열교환기를 개발, 출시하고 아직까지 미개척 분야인 열교환기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5일 창립 20주년을 맞은 정용환 사장은 “수입품에 비해 효율은 높으면서 가격은 30% 이상 낮은 열교환기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은 중국과 중동 등 해외 시장 진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