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로 개성공단에서 우리 측 인원이 전원 철수한 지 열흘이 지났다. 북한은 여전히 개성공단 사태 책임을 우리 측으로 돌리며 정부 대화 제의에 무반응이다. 모르긴 몰라도 북한도 적잖이 놀랐을 것이다. 정부가 개성공단에서 우리 측 근로자를 전원 철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일련의 조치는 파격적이었다. 근로자 전원철수는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보수진영에서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남북 간 자존심 대결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할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와 남북관계 경색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됐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남북 협력을 재개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자 보루다. 반드시 다시 개방하고 협력해야 한다. 서로 자존심만 내세워 봐야 돌아오는 것은 단절뿐이다. 더욱이 남북 어느 쪽도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확실하게 못 박지 않은 것 아닌가. 우리는 그동안 개성공단이 발전하기를 입이 아프도록 강조했다. 북한 역시 개성공단을 6·15 남북 공동선언의 옥동자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가동 재개 여지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의 대화 제안에 묵묵부답이었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달러는 적지 않다. 북한에는 반드시 필요한 자금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개성공단이 단순한 자금조달 수단만은 아닐 것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쓸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도 그만이다. 개성공단이 필요하다면 북한도 이제 변해야 한다. 명분이 필요하다면 지금이 적기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온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북한 측에 회담을 제의하라고 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다. 단순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넘어 국제화를 위한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이제 우리 측이 내민 손을 잡고 대화의 장에 나와 꼬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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