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단말기 공동 수급에 나선다. 단말기 구매력을 키워 가입자 유입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압도적인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전용 스마트폰 마케팅을 펼치는 것에도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KT(대표 이석채)는 NTT도코모와 단말기 수급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출시한 LG전자 `옵티머스GK`가 공동 수급 첫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옵티머스GK는 LG전자 `옵티머스G 프로`를 양사가 공동으로 기획해 일부 사양을 변형한 모델이다. 일본 도코모는 옵티머스G 프로로 출시했고, KT는 이를 옵티머스GK로 선보였다. 국내에 출시한 옵티머스G 프로와 가장 큰 차이는 화면 크기를 0.5인치 줄여 5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점이다.
전용 단말기는 제조사와 협상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옵티머스G 프로는 출고가가 96만8000원이지만, 옵티머스GK는 79만9700원으로 20% 가까이 인하했다. 하지만 일정정도 물량을 보장해줘야 제조사가 전용 단말기를 제조해준다.
KT는 그동안 단독으로 물량을 보장하기 어려워 독자 스마트폰을 출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NTT도코모와 협력하면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제조사와 전용 단말기 제작 협상이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전용 단말기로 SK텔레콤이 종종 구사해온 전용 스마트폰 마케팅에 맞대응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팝`, LG전자 `옵티머스LTE3`, 팬택 `베가S5` 등을 전용 단말기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다.
KT와 NTT도코모의 단말기 공동 수급은 그동안 로밍, 네트워크 기술, R&D, NFC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과 일본에 출시하는 제품에 유사성이 많은 것도 양사의 협력을 용이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지상파DMB는 국내에 출시되는 단말기에만 장착하는 특수기능이지만, 일본도 유사한 `원세그(One Seg)`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동일한 단말기 설계를 적용할 수 있다.
향후 LG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과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조직도 한국 개발사업부와 일본 개발사업부를 한곳에서 총괄해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옵티머스GK는 NTT도코모와 함께 기획해 물량 개런티가 유리했다”면서 “향후 최고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단말기를 공동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