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車 특허공세 대비 철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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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산업이 특허공격에 노출됐다. 미국에서 현대기아차를 겨냥한 특허공격은 2011년부터 지난 4월까지 18건이었다. 2년 4개월만에 이전 7년 동안 당한 특허공격(19건)을 몰아서 받았다. 누가 봐도 현대기아차 특허를 노리는 세력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전망은 좋지 않다. 현대기아차를 노린 특허공격은 70%가 전장부품에 집중됐다. 역사가 100년이 넘은 기계부문은 공격할 틈새가 적다. 반면 전장부품은 최신 기술이 많아 특허공격에 취약하다. 현재 고급차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비중은 35% 내외인데,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특허공격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특허공격은 부품 업체라고 피해가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작년에 한 건, 올해는 두 건이나 특허소송에 휘말렸다. 미국을 넘어 독일에서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세트에서 부품 업체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특허소송이 확대되는 그림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향해 특허공세가 이어질지 알기 어렵다.

특허소송에서 지면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해당 부품을 장착한 차량 판매가 금지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번만 소송에서 지더라도 피해규모가 가늠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특허를 피해 부품을 갈아끼우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허소송 증가가 한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반증한다는 것은 역설이다. 특허공격을 주도하는 세력 가운데 하나는 제조업체다. 애플이 스마트폰에서 했듯 경쟁에 방해가 되는 상대를 특허 제도를 이용해 견제하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전문회사다. 점찍어둔 기업이 충분한 보상금을 타낼 만큼 성장하면 그제야 공격에 나선다.

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을 자부하는 자동차 대국이 됐다. 특허공격이 거세질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과연 대비는 돼있는가. 아직은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결국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대응체제를 마련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경계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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