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것(Something Speciail). 의료기기 업체 썸텍(SomeTech)은 특별한 기술을 자부한다. 1989년에 창립한 썸텍은 지금까지 의료기기 분야 영상·고주파·RF레이저 등에서 다양한 기술을 축적했다. 회사를 설립할 때만 해도 해외기술을 도입해 조립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10여년 뒤 회사에서 생산하는 모든 의료기기를 100% 자체 기술로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양희봉 썸텍 대표는 “20여년 전 국내 의료기기 제조산업은 매우 취약했지만 이제 대부분 국산화를 이뤘다”며 “어느새 미래를 먹여 살릴 산업으로 의료기기 분야가 떠오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스템·레이저·고주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판매망을 넓혔습니다. 어느새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죠. 대기업에서도 역량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썸텍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았습니다.”
썸텍은 2006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3D 복강경 시스템 개발을 정부과제로 수행했다. 3D 복강경 시스템은 몸 안에 삽입하는 스코프에 2개 렌즈를 장착해 환부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다.
양 대표가 3D와 인연을 맺은 것은 실패에서 시작됐다. 양 대표는 “정부과제를 하기 전 3DTV·모니터 등 시장 분위기가 들뜨고 있었다”며 “관심을 가지고 3D 캠코더 관련 업체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면서 전화위복으로 3D 기술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3D 복강경 관련 세계 의료시장은 6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수년 내 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지금까지 2D로 수술을 하면 의사가 모니터로 환부 거리나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3D 안경을 끼고 모니터링 하면서 수술을 하면서 의사는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복강경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시간도 짧아져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도 패러다임 전환기가 있었습니다. 수동변속기(매뉴얼)에서 자동변속기(오토매틱)으로 바뀐 것이죠. 이제는 대부분 자동차가 자동변속기를 채택합니다. 복강경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3D시스템이 앞으로 복강경 시장을 지배할 것입니다.”
썸텍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3D 복강경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 이미 동남아·중동지역 등 해외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한 중형병원에서 처음으로 썸텍 3D 복강경 시스템을 도입했다. 썸텍은 판매 네트워크를 넓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있는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썸텍의 경쟁력은 품질과 가격입니다. 60억원 이상 투입한 3D기술 연구개발(R&D) 결과물로 다른 경쟁사보다 뛰어난 화질로 환부를 볼 수 있습니다. 풀HD 급입니다. 3D 복강경을 만든 해외기업이 두어 곳 있지만 개발한 시점은 우리와 비슷하죠. 차별화를 위해 썸텍은 기존 2D 복강경과 비슷한 가격으로 새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가진 썸텍은 복강경 시스템 뿐 아니라 의료산업용 3D 현미경 개발도 마무리 짓고 있다. 양 대표는 “의료 산업용 3D 현미경은 활용 분야가 넓다”며 “차별화된 3D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새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