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했다더니 16시간만에?” 갤럭시S4도 번인현상

갤럭시S4도 오래 켜두면 잔상이 화면에서 지워지지 않는 번인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번인현상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갤럭시S3은 디스플레이에 잔상이나 얼룩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간단 사용 설명서 주의사항에 삽입한 “화면을 정지 상태로 오랫동안 놔두면 잔상이나 얼룩이 생길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논란을 불러온 것. 삼성전자는 해당 문구를 수정 표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AMOLED 디스플레이 수명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는 실제 번인현상이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색상 패턴을 정지 사태에서 24시간 연속 재생해본 결과 갤럭시S3 화면에서 확연하게 잔상이 발생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 관련기사 : 갤럭시S3 번인현상 “하루만에 얼룩이?”(http://www.ebuzz.co.kr/news/analysis/2615305_4996.html)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풀HD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번인 현상 논란 이후 1년 만에 나온 이 제품은 문제를 해결했을까. 플레이웨어즈(www.playwares.com)가 같은 방식으로 번인현상 발생 여부를 테스트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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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4, 24시간 켜봤더니 또…=실험 대상으로 삼은 갤럭시S4는 풀HD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를 썼다. 실험은 갤럭시S4 밝기를 100% 설정으로 바꾼 뒤 강제 화면 유지 앱을 설치했다. 갤럭시S4는 아무런 입력이 없으면 10분까지만 켜질 수 있게 설정을 한정했기 때문. 강제 화면 유지 앱인 킵스크린(KeppScreen)과 화면계속켜기, 킵스크린온(Keep Screen On) 등을 이용했다.

실험은 4월 29일 16시 56분부터 30일 오전 9시 4분까지 16시간 08분 동안 진행했다. 갤럭시S4를 16시간 연속 재생해본 결과 번인 현상이 뚜렷하게 발생했다. 레드(R) 화면에선 자세하게 관찰하지 않는 한 구별하기 힘들다. 하지만 블루(B), 그린(G) 화면에선 어렵지 않게 번인 현상으로 인한 얼룩을 확인할 수 있다. 흰색 화면에선 글자를 구분할 수 있을 만큼 화면에 잔상이 남았다.

영상바로가기 : http://www.youtube.com/v/ZSw1hYzLtCg

이유는 갤럭시S3 때와 같다. AMOLED가 일으키는 번인현상은 파란색 계열에서 두드러진다. AMOLED에 쓰이는 3색 OLED 가운데 블루 재료 수명이 가장 짧은 탓이다. 이런 결과는 추가로 촬영한 CMY 배경에서도 잔상이 또렷하게 보인다.

사실 AMOLED를 쓴 마당에 번인현상을 아예 피하기는 어렵다. 물론 삼성전자는 AMOLED 액정의 단점을 개선하려고 노력중이다. 파란색 소자 수명을 늘리기 위해 갤럭시S2 시절 사용하던 RGB 스트라이프 대신 펜타일 방식을 적용했고 다시 S스트라이프 RGB 방식으로 개선해왔다. 이런 노력 덕에 번인현상은 기존 AMOLED 스마트폰보다 적게 발생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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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16시간 번인현상도 갤럭시S4는 버겁게 느낀 듯하다. 이전 갤럭시S3 실험 당시 갤럭시S3이 24시간 이후 번인이 생긴다는 소식 이후 적어도 갤럭시S3을 개선한 갤럭시S4는 그보다 오랫동안 번인현상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다. 갤럭시S4가 채택한 다이아몬드 픽셀 구조로 파란색 서브 픽셀이 다른 서브 픽셀보다 크기 때문에 오래 간다고 당연하게 생각했을 뿐이다.

밝기 100% 상태에서 모든 소자를 제대로 표시하는 흰색 화면에서 촬영한 픽셀을 보면 이런 문제는 더 두드러진다. 흰색으로 동그라미를 친 이미지를 보면 파란색 서브픽셀이 주위 다른 파란 서브픽셀보다 많이 어두워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파란색 서브픽셀이 다른 색보다 수명이 짧다는 문제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동시에 파란 서브픽셀이 먼저 차츰 타들어가 번인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 개선했다는데 번인 일어나는 이유는=그렇다면 IPS 패널은 어떨까. 이버즈는 지난 갤럭시S3 실험에서 IPS 패널을 함께 비교한 바 있다. 이번에는 갤럭시S4와의 비교를 위해 트루HD IPS+ 패널을 쓴 옵티머스G 프로를 대상으로 24시간 번인 현상 실험을 진행해봤다. 5월 8일 12시부터 9일 12시까지 정확히 24시간을 진행했다. 옵티머스G 프로는 화면 크기가 5.5인치로 5인치인 갤럭시S4보다는 크지만 해상도는 두 제품 모두 1920×1080, 풀HD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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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G프로 24시간 연속 재생 테스트 결과. IPS 패널은 같은 환경에서 번인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갤럭시S4와 같은 방식으로 옵티머스G 프로를 비교해본 결과는 옵티머스G 당시와 마찬가지다. 적어도 24시간 테스트 환경에선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실 옵티머스G 당시에도 나타나지 않던 문제가 지금 나타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플레이웨어즈 박성진 대표 역시 “IPS 패널 제품을 대상으로 24시간이 아니라 몇 일을 두고 개인적으로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지만 결국 그 정도로는 번인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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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4는 기존 방식보다 상당 부분 번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번인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AMOLED 뿐 아니라 화소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自發光) 방식 디스플레이는 번인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마치 양초처럼 서서히 어두워진다. 오래 켜두면 켜둔 화소 밝기는 꺼둔 것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수명이 AMOLED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0년대 초반 2만 시간이던 AMOLED 수명은 지금은 10만 시간 이상 높아진 상태다. 소자 수명을 늘리는 동시에 구동 방법과 소재 개선 등이 이뤄진 결과다. 하지만 늘 화면을 켜두는 모바일은 아직도 AMOLED 디스플레이는 가혹한 환경인 게 사실이다. 여전히 번인 현상이 일어나는 게 증거다.

결국 이번 실험 결과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갤럭시S4에 사용한 AMOLED가 많은 개선을 이뤘는지는 몰라도 아직 번인현상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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