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초기 미미한 차이가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가전업계 한 고위임원은 최근 해외 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마케팅 경쟁 심화를 `갤럭시 나비효과`로 표현했다. 내용은 이렇다. 스마트폰 갤럭시가 해외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막대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자, TV사업부는 점유율 확대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는 것. 영업이익 한계를 점유율로 만회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LG전자와의 마케팅 경쟁 심화요인이 됐고, 양사 TV부문 수익성 악화요인이 됐다는 것. 1분기 실적을 보면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가 속한 IM부문 영업이익은 6조51000억원으로 TV가 속한 CE부문 2300억원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IM부문은 작년 동기대비 2조원 이상 늘었고, CE부문은 절반 이상 줄었다. LG전자 TV가 속한 HE부문 영업이익은 298억원이다.
양사는 2분기에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은 “시장수요가 정체돼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면서도, “TV부문에선 지속적 비용을 투입해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도 “2분기는 신·구모델 전환기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해외 프리미엄 TV시장 맞수다.
나비효과는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양사 출혈경쟁이 우려스럽다. 모두 글로벌 점유율을 높인다면 다행이지만 수익성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발전적 경쟁이 아쉽다.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스마트TV포럼 의장)은 최근 스마트TV포럼 행사에서 “스마트TV가 본격 태동기”라며 “업계가 긴밀히 협조해 글로벌시장을 리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자리엔 LG전자 임원도 있었다. 스마트TV는 고수익 창출원인 스마트폰에 비유된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스마트TV에서 양사가 윈윈 방안을 함께 찾기를 바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