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의 기관투자자들이 루퍼트 머독 회장을 밀어내기 위해 재차 압박을 가했다. 9일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기관투자자들이 머독 회장을 사임시키고 독립적인 회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전날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결의안은 미국 기독교신자 투자단인 `기독형제 투자 서비스(CBIS)`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의 `지방자치단체 연기금 포럼(LAPFF)`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투자관리공사` 등이 지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유대인 계열 투자단인 `너선 커밍스 재단`은 머독 일가의 지배권을 지켜주는 차등의결권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냈다. 머독 일가는 소수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차등의결권 구조 덕에 뉴스코프 경영권을 장악해왔다.
CBIS는 “결의안은 뉴스코프를 걱정하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경영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해 최후 보전수단으로 내놓은 것”이라며 “뉴스코프 경영관리가 개선되고 모든 주주의 이익이 대변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독 일가가 여전히 뉴스코프의 의결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주주들의 노력이 힘을 발휘할 가능성은 적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머독 회장은 2011년과 2012년에도 그를 회장직에서 쫓아내려는 주주들의 시도를 가볍게 좌절시킨 바 있다. 머독 회장을 향한 주주들의 반발은 앞서 영국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기자들이 휴대전화 메시지를 무분별하게 해킹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계속 거세져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