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커진 음악시장, 분쟁으로 곳곳이 지뢰밭

음원시장 확대와 분쟁의 그늘

음악시장이 여러 이해자 간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불거진 조용필씨와 지구레코드의 충돌처럼 권리자간 다툼도 빈번하지만 가장 첨예한 곳은 신탁단체와 이용자 사이다.

가수, 연주자, 작사·작곡가, 음원제작자 등을 각각 대표하는 음악 신탁 3단체는 온라인 유통사업자, 백화점, 극장, 방송사 등을 상대로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복잡한 저작권법이 소송 키워

음악시장이 곳곳에서 소송전을 치르는 데는 복잡한 국내 저작권법과 일방적인 대가 산정방식 때문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최근 음악시장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도 복잡한 저작권 문제로 국내 사업을 미뤄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삼성 뮤직 허브`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해왔지만 국내에서는 저작권 문제가 복잡해 사업을 미뤄온 것으로 안다”며 “애플도 같은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이용에 대한 대가 산정도 일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음악인을 대표하는 하나의 단체와 여러 목소리를 가진 단체가 협상을 벌이다보니 이용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고 전했다.

삼성이 오는 6월부터 음악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지만 음악 3단체의 입김이 워낙 강한데다 창작자의 권리가 강화되는 상황이어서 아무리 덩치가 큰 삼성이라도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음악시장의 성장과 함께 소송전이 첨예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조용필 씨의 팬들이 새삼 저작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가왕`에 대한 애정과 함께 음악 저작권 시장이 규모가 커지면서 관심 역시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음악시장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2000년대 초반 크게 위축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성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지난 2006년 2조4000억원에서 주춤했던 시장은 2008년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2011년에는 3조원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저작권 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음원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한 음원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음악시장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저작권 보호 환경의 구축으로 합법적인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플랫폼 더 확대되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만드는 제조사로서 입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성장하는 음악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야심도 작용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국내 디지털 음악시장 규모는 2015년까지 연평균 14.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매출 비중 역시 세계 디지털 음악 매출 비중인 19.1%보다 높은 54%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음악시장, 이용자 입장 고려해야 진정한 성장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음악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플랫폼의 발달이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 출시이후 일어난 플랫폼의 변화는 음악시장에도 혁신을 불러왔다”며 “향후 플랫폼에 따른 서비스 변화가 시장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선순환을 위해선 합리적인 대가 산정도 중요하다.

한 음악평론가는 “음악 콘텐츠 시장의 성장에는 플랫폼과 함께 저작권 보호 정책도 일익을 했다”면서도 “다만 합리적인 대가 산정으로 시장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시장의 선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