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폰`으로 관심을 모았던 HTC `퍼스트`가 한 달도 안 돼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C넷은 AT&T가 8일(현지시각) 퍼스트 가격을 99달러에서 0.99달러로 대폭 인하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2일 첫 선을 보인 신제품이 한 달도 채 안 돼 사실상 공짜폰이 되면서 출시와 동시에 사망(Dead on arrival)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소비자는 페이스북이라는 강력한 브랜드와 마케팅 지원, AT&T의 특별 판매에도 HTC 퍼스트를 외면했다. 페이스북 폰이 이렇다 할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페이스북 홈을 누구나 앱 형태로 내려 받을 수 있어 퍼스트폰을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HTC 퍼스트는 바로 페이스북홈을 경험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굳이 이 스마트폰을 사지 않아도 안드로이드폰을 가진 소비자는 페이스북홈 앱만 깔아도 똑같은 경험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북 홈 환경은 카메라와 전화, 이메일 등 자주 사용하는 다른 앱 실행에 불편을 준다.
HTC 퍼스트폰은 하드웨어 성능이 낮고 디자인이 평범하다. HTC가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HTC원은 알루미늄 재질의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퍼스트는 내세울 장점이 없다. 퍼스트는 4.3인치 화면에 듀얼코어, 500만 화소 카메라로 최신 제품이라 말하기 어렵다. 페이스북 마니아가 아니라면 퍼스트폰을 살 이유가 없다. 가격도 비쌌다. 2년 약정에 99달러를 내고 살 만큼 가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격인하로 판매량이 증가할지가 관심을 끈다.
출시 시점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AT&T는 퍼스트를 플래그십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실제 시장엔 진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대거 나왔다. 삼성전자 갤럭시S4와 심지어 같은 회사 제품인 HTC원이 연이어 나왔다. 두 제품은 페이스북홈 앱을 깔 수 있다. C넷은 페이스북홈이 완전히 실패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고 분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