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그룹 총수 등 경제인들에게 “국민들과 약속한 대로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길에 노력해 주고 투자확대도 차질 없이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을 초청해 워싱턴 D.C. 헤이애덤스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진전된 방향으로 움직여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고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그룹 회장 등 대기업 대표와 강호갑 신영 회장 등 등 중소ㆍ중견기업인을 비롯해 한국노총 문진국 위원장 등 수행경제인 52명 전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직접 만남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2개월여만에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울 때 제가 이렇게 순방하게 돼 어깨가 무거웠는데 경제인 여러분이 함께 해줘서 마음이 참 든든하다”며 “한국에서 뵐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미국에 와서 뵈어 더 반가운 것 같다”고 인사했다. 이어 “최근 대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진전된 방향으로 움직여 매우 바람직하다”며 “30대 그룹이 일자리와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 도발로 외국인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동행하셔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보여줘 자연스러운 IR기회가 되고 있다”며 “힘든 걸음 한 만큼 이번 방미가 큰 성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창조경제는 앞으로 한국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창조경제는 무엇보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다 함께 동반성장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투자와 일자리를 최대한 늘려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확대를 더 해나갈 것”이라며 “상생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본무 회장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은 물론 투자와 고용에도 차질 없도록 하겠다”며 “LG는 외국 인재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과 손색없는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미국)=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