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자원개발 정책 후퇴하면 안 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8일 `민관합동 에너지공기업 재무개선 TF`가 출범했다. 해외자원개발 관련 공기업의 방만한 투자 사업을 합리화함과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추진체다.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한 사업을 감시하고 개선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하지만 민관합동 TF가 그동안 정부가 전개해 온 해외자원개발 정책에 제동을 거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올해 해외자원개발 사업 예산은 지난해 보다 1000억원 가량 줄었다. 자주개발률 등 사업성과와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야심차게 전개해 온 해외자원개발사업 가운데 잠정 중단된 사업도 적지 않다. 자원개발사업은 국가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사업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 수년간 쌓아 온 신뢰도 약해지게 마련이다.

지난 정부는 어느 때보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그러나 정권 말에는 감사원까지 나서 현미경 잣대를 들이밀면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성토했다. 결론은 국내 도입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자주개발률 위주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지양하라는 내용이었다. 해외에서 개발한 자원을 국내에 도입해서 싼 값에 이용하면 더 좋겠지만 현지에서 판매해서 더 많은 수익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간다. 개발한다해서 모두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고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벽안시하면 안 된다. 에너지자원확보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사업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원개발 후발주자다. 미국·유럽이 초기에 점령했고 일본·중국 등이 자본력을 앞세워 싹쓸이하는 형국이다. 우리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하는데 시급한 문제는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 확보다. 광구탐사 기술 확보와 성공 가능성 높은 개발광구 인수합병(M&A), 전문 인력양성 등이 그것이다.

재무개선 TF가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투자 사업을 재평가 하되 발전적인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세우는 데 목적을 두고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