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개인정보 정책을 독일 법원이 전면 거부하면서 미국 주요 IT 기업의 유럽 사업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법원은 8개의 애플 개인정보 조항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사전에 독일 법에 맞춰 기존 15개 조항 중 7개를 비공개 처리했지만 독일 정부는 나머지 8개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애플은 자사 기기를 사용하는 독일 소비자들에게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부 공유 등을 요청할 수 없게 됐다.
독일 소비자감시 단체장인 저드 빌렌은 “이번 판결은 디지털 세상에서 사용자의 정보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판례”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 국가 대부분은 미국 사법부에 비해 개인정보에 더 민감하다. 개인의 사생활 정보가 큰 틀에서 `농담`으로 활용되거나 개인정보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도 하는 미국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보안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조차 독일에서 거부당하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다른 미국 IT 기업도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애플은 신문사나 잡지사에 자사 구독자 데이터를 주지 않을 정도로 개인정보 취급에 엄격하다. 반면 구글은 최근 애플 웹브라우저 `사파리`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해 2250만달러(약 260억원) 벌금을 내기도 했다.
한편 애플이 이번 독일의 판결에 어떻게 대응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 판결에 따르려면 개인정보 수집범위는 물론 서비스 제공방식까지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