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박사, 탄소나노튜브(CNT) 반도체 양산 단초 찾았다

한국인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탄소나노튜브(CNT) 정제 기술을 개발했다.

진성훈 미국 일리노이대 신소재공학부 박사 후 연구원과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은 최근 `나노크기 열모세관 유동(Nanoscale Thermocapillary Flow)`이라는 CNT의 물리적 현상을 발견하고 새로운 정제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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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T는 실리콘에 비해 전자 이동도가 높고 더 미세한 설계가 가능하다. 반도체 회로 선폭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그래핀과 함께 차세대 소재로 주목 받아왔다. 하지만 금속형·반도체형 CNT 분리 과정에서 열화(전기 이동도가 떨어지며 정렬 구조가 엉키고 순도가 떨어지는 현상)가 발생해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로저스 박사팀은 반도체 CMOS 공정에서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으로 성장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에서 반도체형 CNT만 99.9% 고순도로 정제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리콘 기판 위에 노광공정으로 회로도를 그려 반도체 박막을 증착·식각해서 회로를 만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스위칭 소자 위에 CNT 유기 박막을 씌운 다음 선택적 발열을 통해 금속형 CNT만 식각해낸다.

진 박사는 “지금까지 CNT 소재는 화학적 정제기술(DGU)은 정제 과정에서 순도가 99% 이하로 떨어지고 전자 이동도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사실상 실리콘 대체 효과가 없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순도 99.9% CNT를 웨이퍼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도도 감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 권위학회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5월호에 실렸다. 진 박사는 제1 저자로 게재됐고, 세계적 과학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될 예정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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