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미디어 2.0]춘추전국 스마트미디어 시장

지난 5일 열린 201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시즌 초반 선두자리를 다투는 두 팀 간의 경기에 프로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야구팬들은 이 경기를 어떤 방법으로 시청했을까.

목동구장을 찾은 사람을 제외하면 미디어를 통해 경기를 시청했다. 과거에는 TV를 통해보거나 라디오 경기중계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 시대다. 시청 방법도 스마트해졌다. TV는 기본이고, 지상파DMB나 인터넷 포털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티빙, 푹(pooq), 에브리온TV 등 방송사가 제공하는 N스크린 서비스로 경기를 보는 사람도 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N스크린 서비스 Btv 모바일, 올레tv나우, U+HDTV도 있다. 스마트TV를 통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나 유스트림, 소셜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로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도 한다. 스마트 야구중계 `T베이스볼`로 볼 수도 있다.

경기 시청에 사용하는 기기도 다양하다. TV,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컴퓨터, DMB수신기 등 각양각색이다.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미디어 시장이 소용돌이 친다.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스마트 미디어 시장 패권 잡기 경쟁이 불붙었다. 전통의 미디어 사업자, 콘텐츠 제작자, 플랫폼 사업자, 기기 제조사 등 스마트 미디어에 발을 걸치고 있는 모든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스마트라는 변화의 시기를 맞아 전통의 미디어는 시장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사업자는 판도 재편을 노린다. 아직까지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누가 떠오르는 스마트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지 주목된다.

◇춘추전국 스마트미디어 시장=스마트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사업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다. 스마트TV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TV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TV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고,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도 접속할 수 있다. TV 앱스토어를 만들어 게임 등 각종 앱도 쓸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TV 교체주기가 긴 것은 스마트TV 확산의 걸림돌이다.

가전사에 이어 플랫폼을 보유한 유료방송사업자가 가세했다. 포털과 콘텐츠 업체, 셋톱박스 제조업체도 일반 인터넷을 활용한 OTT(Over-The-Top)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미디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씨앤앰, 티브로드, CMB 등 케이블TV 방송사는 스마트케이블TV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기존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에 스마트셋톱박스를 더해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TV 서비스를 구현했다. IPTV 역시 스마트IPTV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협력해 IPTV와 구글TV를 결합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셋톱박스 업체는 유료방송사업자와 협력해 제품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콘텐츠 업체와 손잡거나 혹은 독자적으로 OTT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콘텐츠 유통창구 확대=스마트미디어 시대는 콘텐츠 유통창구를 무한대로 확장했다. 기존 미디어 사이에 존재하던 장벽이 사라져 자유자재로 매체를 넘나든다. 결국 어떤 콘텐츠를 보유했느냐가 스마트미디어 시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콘텐츠의 실시간 제공이 가장 중요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쉽고 편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양방향성이 강화된 스마트미디어에서 유선 웹의 콘텐츠를 검색하고, VOD나 유튜브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양한 스마트미디어가 양방향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차별화도 모색한다. 유료방송+구글TV 모델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u+tv G는 IPTV에 구글TV 플랫폼을 합친 서비스다.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 기능에 특화된 구글의 플랫폼에 IPTV 콘텐츠를 더했다.

웹 콘텐츠를 좀 더 쉽고 편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미디어에 웹 표준 기술인 `HTML5`를 접목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KT가 7월부터 HTML5 기반의 스마트IPTV를 선보일 예정이며, 티브로드 역시 디지털케이블TV에 HTML5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는다.

◇스마트시대 규제 정비도 시급=급변하는 스마트미디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정비도 필수적이다. 매체의 특성에 따라 규제를 구분한 기존 방송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네트워크와 매체 구분에 따른 수직적 규제를 넘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른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평적 규제체계는 기술발전과 해외 국가의 규제체계 변화와도 일치한다.

유태열 한국스마트TV산업협회장은 “기술적 한계 등으로 불가피 했던 각종 제도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과감한 규제완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스마트 미디어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질서와 의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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