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부품 납품업체 `오토사 비상`…전장부품 도태 우려

현대기아차 납품 부품업계에 `오토사` 비상이 걸렸다. `오토사(AUTOSAR)`는 차량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국제 규격으로, 현대차가 실전 도입을 결정하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국내 부품업계 붕괴가 우려된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선진국과 비교해 영세한 상황이어서, 해외 상위권 부품업체들로의 쏠림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인도 차량 SW 전문업체 KPIT와 현대오트론이 2년여간 공동작업한 오토사 4.0대 버전 개발을 마무리하고 연내 부품 업체에 적용한다. 이미 부품 업계 대상 실전 테스트에 돌입했다. 자체 오토사 품질과 부품 협력사 대응능력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다.

유라코퍼레이션 등 연매출 1조원 이상 4개 부품 협력사에 오토사를 적용한 부품을 개발하도록 하고, 이를 오는 10월 열리는 협력사 부품전시회 `테크데이`에 전시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토사 △사양 개선 △최적화 달성 △실전 검증 등의 목표를 연내 달성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는 오토사를 통해 개발한 일부 부품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전장부품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오토사 적용을 본격화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부품업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토사는 BMW와 벤츠, 보쉬, 콘티넨털 등 독일 자동차 업계가 2003년 결성한 `개방형 자동차 표준 SW 구조`다. 이후 도요타, 포드, GM, 현대기아차 등이 가세하면서 사실상 글로벌 표준이 됐다.

자동차에 SW 사용이 급증하자 이를 표준화하자는 것이 오토사의 출발점이다. 버전 1.0에서 시작해 현재 4.0.3까지 배포됐다.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버전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일반 부품 업체가 오토사 기반 부품을 개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과 직거래가 가능한 1차 협력사를 제외하면 오토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고 개발 인력도 부족한 현실이다.

더욱이 오토사 SW 구입 비용만 부품 개발 1건당 1억원이 넘을 정도여서 중소업체는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오토사 4.0 사양서만 2만3000쪽에 달한다. 오토사 SW는 기술장벽이 높아 세계적으로 독일 일렉트로비트와 벡터, 미국 멘토그래픽스, 인도 KPIT 등 소수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국내 차량 SW 업체 전문가는 “대부분의 국내 부품 업체는 오토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실정”이라며 “2015년 이후 국내 2~3차 부품협력사 절반 정도가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AUTOSAR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 구조(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의 줄임말. 흔히 `오토사`로 약칭한다. 차량 전장부품용 임베디드 SW 사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화된 플랫폼이다. BMW, 보쉬, 콘티넨털, 다임러, 폴크스바겐, 지멘스 주도로 2003년 오토사 개발을 위한 협력체가 결성됐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