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기술로 유명한 슈프리마는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보안 관련업체인 시큐젠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다. 슈프리마는 올해 1월 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특허관리전문회사로 유명한 블루스파이크가 미국 동부 텍사스 지방법원에 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제소한 것이다.
#지난달 2일 모바일게임 강자인 게임빌은 미국 NPE 로드시스로부터 게임결제 시스템 기술과 관련한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다. 로드시스는 게임결제 시스템 기술과 관련해 애플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이 계약으로 애플은 게임 결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 등 콘텐츠를 등록한 제작사는 예외라는 것이 로드시스 측 주장이다.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IP)권에 분쟁이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 기업이 먹잇감으로 부상한 것이다. 분쟁 대응 능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의 IP권 보호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허법인 광개토연구소는 “업계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우리 중견·중소기업이나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NPE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며 “삼성·LG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도 특허 분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6일 밝혔다.
광개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미국 등록 특허에 대해 NPE에 제소당한 건수는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11건)이 지난해와 연초에 당한 것이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최근 NPE 특허 공격이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술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시장을 확대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NPE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대기업과 달리 라이선스 계약 등으로 분쟁을 마무리지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 평가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분쟁에 맞설 능력이 있어 소송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중소기업은 시장 진입을 포기하거나 라이선스 협상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지식재산보호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 10억원 미만의 ICT기업도 특허 분쟁을 겪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NPE가 소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장은 “전자·ICT 분야 중소기업에서는 소송 비용을 감당하거나 특허 담당 부서·인력에 투입할 예산이 부족하다”며 “특허 분쟁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에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허지원센터에 따르면 매출액 300억원 미만 중견·중소기업 가운데 18.5% 정도만 특허 전담인력을 둬 특허 분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중소기업 대상 NPE 소송 건수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