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1.8㎓, 황금 주파수 넘어선 `다이아몬드 주파수`

주파수 할당 전쟁

SK텔레콤은 2011년 처음으로 치러졌던 주파수 경매에서 상·하 20㎒ 폭의 1.8㎓ 주파수 대역을 1조원 가까운 돈을 주고 샀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내부에선 `황금`보다 더 비싸다는 의미의 `다이아몬드 주파수`라고 불린다.

올해 8월 예정된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주파수 신규 할당의 가장 뜨거운 감자 역시 1.8㎓ 대역이다. 다이아몬드 주파수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KT와 인접한 대역을 경매에 내놓을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공정경쟁을 위해 KT 인접대역 할당은 보류하고, 나머지 1.8㎓ 대역을 LTE 주파수가 없는 LG유플러스에 할당할 것인지다. SK텔레콤은 1.8㎓ 대역에 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인접대역이 비어있지 않은 상태다.

◇`공정경쟁` 목소리 높아

이통사가 1.8㎓ 주파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글로벌 LTE 1위 주파수`라는 실용성뿐만 아니라 경쟁 구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기존 1.8㎓ 주파수 인접 대역를 추가로 할당받을 경우 광대역화를 선점하게 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확보하더라도 인접대역이 아니거나 기존 확보하고 있는 대역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광대역화를 곧바로 구현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KT는 SK텔레콤·LG유플러스에 비해 훨씬 적은 투자로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KT의 1.8㎓ 주파수 광대역화를 3세대(3G) 800MHz 주파수 독점 현상의 재현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른 바 황금주파수를 독점할 경우에 투자비 절감은 물론 서비스 경쟁력 제고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고, 구조적으로 불공정을 조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특정 사업자 참여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공정경쟁과 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신규 주파수를 할당했다.

이동통신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를 감안해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이동통신 이용자 다수의 편의 증진을 위해 미래부도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래부가 특정 사업자에 차별적인 혜택이 전제되는 할당 방안이 아닌 공정경쟁을 담보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방향성을 선회할 것이라는 추론이다.

◇1.8㎓, 로밍에도 가장 좋은 대역

1.8㎓ 주파수의 또 다른 장점은 세계에서 LTE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대역이라는 것이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4월 기준서비스가 되고 있는 1.8㎓ LTE 대역은 74개로, 43개국에서 쓰인다. 전체 LTE 가입자 중 45%가 1.8㎓ 대역에 접속이 가능하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나 단말기 수급 비용 등에 있어서 1.8㎓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KT가 기존 사용 주파수와 인접한 1.8㎓ 대역으로 광대역화를 하게 되면 저비용 광대역화 뿐 아니라 글로벌 로밍 경쟁에서도 과도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시스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오는 2017년 2012년에 비해 11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제대로 속도를 제공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광대역 LTE 주파수 배분은 시급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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