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스코, 한화, OCI, 효성 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80여개사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이 한계에 부딪힌 우리 주력 산업의 혁신을 위해 손을 잡는다. 기존 칸막이 식 연구개발(R&D)을 뛰어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주력 산업 고부가가치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꾀한다.
5일 정부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께 80여개 기업 CTO와 연구소장들로 구성된 `산업기술혁신포럼`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원 아래 출범한다. 초대 회장에는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이 추대될 예정이다.
포럼은 지난해 말 준비위원회를 가동해 최근 80여개사 CTO를 중심으로 1차 발기인단을 구성했다. 주요 대기업부터 경동나비엔, 동진쎄미켐, 크루셜텍, 한국로스트왁스 등 중소·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회사가 참여했다. 산업 분야도 전자, 기계, 소재, 부품, 조선·해양, 화학, 바이오로 광범위하다.
삼성, 현대차 계열사도 합류를 검토 중이어서 출범 즈음에는 참여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광기술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과 전문 생산기술 연구소도 직간접으로 참여해 힘을 보탠다.
업종을 막론하고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민관 협력 체제 아래 모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 주력 산업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엔저 현상까지 맞물려 올해 국내 수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 구현이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포럼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이끌 초대 회장은 포스코 CTO 권 사장이 맡는다. 권 사장은 지난 2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주관 `2013년도 기술경영인상` CTO 부문을 수상한 우리나라 대표 CTO 중 한 명이다.
포럼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치로 △첨단소재 △산업기반부품 △시스템산업 △창의산업 4개 분과로 구성된다. 산업별 R&D 정보 공유, 이종 산업 간 융합모델 도출, 기업 R&D 지원제도 개선, 동반성장 활성화 등이 주된 활동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 기술혁신의 핵심 주체와 정례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해 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민간 차원에서는 기업의 R&D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 차원에서는 R&D 정책 개선과 신수요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