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단말기 해킹 차단 방법, 카드 VS 밴 충돌

카드사와 밴(VAN)사간 대립양상이 이번엔 가맹점 판매시점관리(POS)단말기 보급 사업까지 불똥이 튈 전망이다.

신한, KB국민, 현대, 롯데 등 6개 전업계 카드사는 60억원의 자금을 공동 투입해 오는 7월까지 전국 10만여 가맹점에 하드웨어 기반 정보 유출 차단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여신금융협회가 이달 중 별도 시연회를 거쳐 7월까지 보급사업에 나선다. 그러나 나이스정보통신 등 대표 밴사들이 협조하지 않겠다며 반발 중이다. 카드사와 협회가 밴사를 제외하고 큐텍이라는 공급자를 선정해 일괄로 보안모듈을 보급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통상 가맹점에 POS 설치와 보급, 관리까지 해온 밴사들은 영역 침해라며 반발했다.

2년 전 금융감독원은 전국 POS 단말기 20만여대에 표준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보급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보안프로그램과 POS단말기 간 호환이 되지 않아 POS 단말기 보안은 사각지대에 놓였다. 결국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SW보안 프로그램 방식이 아닌 별도의 하드웨어를 POS 단말기와 연결해 고객 정보가 POS로 들어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 양산은 정부 POS 보급사업 경험이 있는 큐텍이 맡았다. 대형 가맹점을 포함해 POS 단말기를 보유한 가맹점 기종과 상관없이 범용화 제품 개발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제품을 보급해야할 가맹점 POS기종과 모델을 검수하려면 밴사의 협조가 절실한데, 정보마저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밴사가 이 처럼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금융당국과 협의해 강제적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제품 시연회도 주요 밴사를 제외하고 이달 중 강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밴 업계도 또 한번의 중소기업 죽이기라며 반발했다. 한 밴사 관계자는 “가맹점 POS관리 업무는 밴사의 고유영역인데 금융당국과 협회가 일방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후 관리만 밴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이중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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