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물질을 통과할 때 나타나는 고유 스펙트럼이 금속표면에서 수십억배 증폭되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 나노바이오융합센터의 이태걸 박사팀과 김지환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 및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아 표면증강라만산란(SERS)에서의 메커니즘 측정결과를 2일 공개했다.

표면증강라만산란은 라만산란신호가 빛을 통과하면서 증폭되는데 이 원인이 전자기적인 영향인지, 화학적 효과에 의한 것인지 규명되지 않아 학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최신 나노측정기술을 결합한 극미량 질량분석 및 분광측정을 이용해 표면증강라만산란에서 화학적 효과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밝혔다. 그동안 분자 형태를 나노 수준에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질량분석기술과 분광측정기술이 없었다.
이태걸 책임연구원은 “라만산란신호 증폭은 광반응의 분자 생성물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명확히 규명했다”며 “이번 규명이 극미량의 유기, 분자 정밀측정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더 저널오브 물리 화학 레터스` 3월호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