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장은 옛말, 이젠 보물섬... 재활용 효율 97%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기지로

서울시 5개 구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지난해 설립 이후 최초로 흑자를 냈다.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지역난방, 발전원으로 재활용하는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 하늘·노을·월드컵공원이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한 이곳에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초록이 넘쳐나는 주변 경관과 깨끗한 건물 외관이 눈에 들어오자 `소각장은 으레 칙칙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사라졌다. 걱정했던 고약한 냄새도 없었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중구, 종로구의 쓰레기를 집하해 소각한다. 과거 이곳이 난지도로 불릴 당시, 서울시 전체 쓰레기가 이곳으로 모였지만 지금은 권역별로 쓰레기를 분산, 소각하고 있다. 쓰레기는 새벽에 들어와 벙커에 쌓인다. 산업폐기물이나 소각할 수 없는 쓰레기가 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모니터링 요원들의 검수작업도 이뤄진다. 벙커에 쌓인 쓰레기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250톤의 소각로 3기로 운반된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친환경, 첨단시설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전기, 열을 생산하는 에너지시설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 방문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4월에는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관심을 표명했고 싱가포르 사절단은 방문 이후 소각장 건설을 우리에게 맡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00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기, 열을 판매해 흑자를 냈다. 소각장은 수익창출보다는 쓰레기, 배출가스 처리 등 환경,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을 한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소각열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데 고심했다. 지난 2010년 5㎿ 규모 열병합발전 설비를 들인 것도 같은 이유다.

쓰레기는 1200℃의 소각로에서 태운다. 발생하는 고온의 열은 보일러실로 이동, 850℃의 수증기를 만든다. 이 수증기의 절반 이상은 인접해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배관을 타고 각 가정에 난방열로 공급된다. 남은 열은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열병합발전 설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자체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지난해 20만톤의 쓰레기를 소각해 전기 3700만㎾h, 열 32만G㎈를 판매해 각각 22억원, 6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NOx(질소산화물), SOx(황산화물), CO2를 배출 허용치보다 훨씬 낮게 배출하면서도 수익을 남기는 소각장은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재도 재활용한다. 소각 부산물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재를 원료로 활용해 벽돌을 생산한다. 버려지는 것이 거의 없다 보니 재활용시설 효율은 97% 가깝다. 쓰레기 100톤이 들어오면 최종적으로 버려지는 부산물은 3톤에 불과하다.

김동식 마포자원회수시설 운영소장은 “과거 혐오시설로 여겨졌던 소각장은 이제 친환경 에너지생산시설로 그 의미가 바뀌고 있다”며 “생활 폐기물 처리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가운데 마포자원회수시설은 고효율 쓰레기 처리·에너지 생산 시설로서 하나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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