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산 SW 안정·신뢰성 더 높여라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글로벌 사용자 인증업무에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적용했다. 미국·아시아 지역을 포함하는 미주센터에 오라클 시스템 대신 국산 제품을 구축했다. 하반기에는 유럽과 중국센터에도 국산제품을 도입한다고 한다. 최근엔 국방부도 2015년까지 3500개 전군 행정지원 정보 시스템의 외산 DBMS를 국산 제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어떤 시스템을 사용해 온 기업이나 기관은 섣불리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기존에 써온 제품이 외산이면 더 어렵다. 국산 제품이 아무리 성능이 좋고 저렴하다 해도 실무자는 선뜻 바꿀 엄두를 못 낸다. 국산 제품으로 교체해 문제가 없다면 모를까 고장이라도 나면 문책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외산 제품이 고장 나면 `그럴 수도 있다`며 넘어가는 반면에 국산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묻는다.

그럼에도 외산 제품이 장악해 온 DBMS 시장에 국내 기업이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제품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관리의 삼성`이 국산 SW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적합한 제품이 있으면 국산 SW를 사용하겠다`고 해 국산 SW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게 됐다.

반면에 삼성과 국방부의 잇따른 국산 SW 사용 결정은 그동안 품질 우위와 시장 점유율을 내세워 콧대 높은 영업을 해 온 외산 기업의 자세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외산 기업이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주면 영향은 바로 국산 기업에 미친다.

삼성과 국방부는 훌륭한 고객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도 있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제품 경쟁력 부문에서 외산 제품과 격차가 크다는 평가가 있다. 끊임없는 투자개발로 제품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외산 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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