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타이젠 TV 개발 가능성의 문을 열어 놨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25일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스마트TV포럼 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타이젠 운용체계(OS)가 스마트TV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TV엔 구글(안드로이드) 체제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업계는 해석한다.
타이젠OS는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연합해 개발중인 HTML5 기반 운영체제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도한다.
타이젠 TV 개발은 타이젠 OS를 연구하는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타이젠 커뮤니티가 TV에 적용하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며 “다만 OS만 개발된다고 TV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생태계나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등이 함께 나와야 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보급형 UHD TV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패널 크기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스마트TV포럼 총회에서 3대 의장으로 연임됐다. 김 부사장은 취임사에서 “스마트폰이 등장해 많은 개발사가 탄생했는데 이제는 스마트TV·스마트홈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스마트TV 산업이 본격 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에 타이젠 OS 적용 움직임에 대한 업계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핵심인 OS에서도 글로벌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찬 의지로 본다. 삼성전자는 연초 서비스전략팀을 신설, 서비스 부문 강화를 선언한 바 있다.
업계 관심사는 타이젠 OS 적용 기기 범위다. 하반기 스마트폰(타이젠폰)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TV 등 단계적으로 적용 기기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카메라에 적용을 시도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타이젠 OS에는 인텔과 통신사업자들이 들어와 있고 고객과도 연결돼 있어 강력한 힘을 지닌다”며 “삼성은 가능하면 모든 기기에서 운영체제 독립을 시도할 것이다. 이는 각 분야에서 리더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제품별로 타이젠OS를 적용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삼성이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만큼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다.
스마트폰에서 구글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삼성이 타이젠으로 어느정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경쟁해 스마트제품 OS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기술 개발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다만 삼성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지금이 좋은 모멘텀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