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내우외환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를 향한 위험 신호가 한꺼번에 들린다.
먼저 외풍이다. 엔저에 기반을 둔 일본 업체들의 공세에 맥을 못 춘다. 일본 업체들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제히 늘고 매출, 이익도 덩달아 상승하지만 현대기아차는 거꾸로 간다. 엔저뿐만 아니다. 자동차 산업 언저리에 있던 중국이 어느덧 중심까지 치고 들어왔다. 중국 자동차 신차를 보면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했다. 아직 격차가 있지만 가파른 성장 속도가 정말 무섭다. 이들은 2020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도약을 선언했으며, 중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한 미국의 특허 소송도 2011년 이후 급증했다. 지난 1분기만 해도 6건에 이른다. 소송은 특히 전장 부문에 집중됐다. 자동차와 전자·정보통신 융합이 가속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 공세가 앞으로 더 거세어질 수밖에 없다. 전장기술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관심과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노사 분쟁은 아예 고질이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사실상 `주말 특근` 거부가 장기화한 가운데 비정규직 노조도 파업을 예고했다. 자동차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부품 협력사와 지역 경제까지 멍들게 하는 노사 분쟁을 해마다 반복한다. 부품협력사들은 강도 높은 단가 압박에 공급 차질까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 최근 발생한 리콜 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위협 중 일부라도 해결해야 다가올 위기를 극복할 시간을 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경영진은 어느 것 하나 매듭을 짓지 못해 위기를 더 키운다. 자동차 산업은 전자·정보통신과 함께 우리나라 산업 경제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다. 자동차 산업이 휘청거리면 새 정부 경제 회복 계획에 치명타가 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현대기아차는 우리 전자·정보통신산업이 수많은 위기를 뚫고 세계 1위에 오르고, 지킨 비결을 봐야 한다.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관통한 것은 딱 하나다. 뼈를 깎는 혁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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