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종권 한국생산제조시스템학회장

“우리 제조업을 놓고 경쟁력이 떨어져 공동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비관론과 여전히 경제 성장의 주춧돌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낙관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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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한국생산제조시스템학회장(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바라보는 한국 제조업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린다.

박 회장은 “국내 제조업이 비관론과 낙관론의 경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에 놓여있다”며 “생산제조 기술의 세계화 작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먼저 한국 제조업의 기술개발 활동과 하도급 구조를 냉정하게 다시 살펴보고, 외국인 투자 유치 전략도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부족했던 산학연 신뢰를 회복하고, 대학·연구소 연구개발(R&D) 활동의 무게 중심을 산업화에 두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문도 더했다.

박 회장은 “산학연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잠재된 대학과 연구소의 생산제조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세계화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 생산제조 기술을 `미드 테크(Mid-Tech)`에서 `하이 테크(High-Tech)`로 끌어올려 세계화를 이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취임한 박 회장이 이달과 오는 가을 열릴 예정인 춘·추계 학술대회 주제를 `세계화`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학회는 세계 유수 연구 집단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등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해외 논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기계연구원에서만 30여년 근무하며 국내 제조기술 발전과 함께 했다. 오랜 경력만큼 제조업에 대한 애정도 크다.

박 회장은 “천연 자원이 거의 없고 인적 자원만이 가능한 우리나라는 제조업 발달과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수출만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특허청이 실시한 대학·공공연구기관 기술 이전 수입 조사에서 세 번째로 수입이 많은 과학자로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박 회장은 금속제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가공하는 고속 지능형 가공시스템 등을 개발해 19억원 규모 기술이전 수입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성공한 연구원이자 학회장으로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창조경제에 대해 의견을 보탰다.

그는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작게는 이질적 융합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조하는 게 창조경제가 아니겠나”며 “학회 차원에서 생산제조 기술과 타 산업 융합 연구를 강화해 창조경제 실현에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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