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임원은 최고 대우, 직원들은 줄줄이 '이직'

임원은 배불리고 직원은 찬밥신세?

지난해 스탠더드&푸어스 5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상위 5명 중 4명이 애플 임원으로 나타났다. 임원진은 최고 연봉 순위를 싹쓸이한 반면에 실리콘밸리엔 애플을 떠나는 인력이 급증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 변화가 가속화되는 모양이다.

블룸버그는 밥 맨스필드와 브루스 스웰, 제프리 윌리엄, 피터 오펜하이머 등 4명의 애플 수석 부사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서류에서 연봉순위 2~5위를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1위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으로 9620만달러(1070억원)다. 밥 맨스필드 애플 기술담당 수석 부사장은 8550만달러(960억원)로 2위에 올랐으며 법무 담당 수석 부사장 브루스 스웰은 6900만달러로 3위, 제프리 윌리엄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은 6870만달러를 챙겼다.

지난해 연봉 킹이었던 팀쿡 CEO는 136만달러 급여와 280만달러 인센티브를 합해 417만달러에 그쳤다. 팀쿡의 지난해 연봉은 3억7800만달러였는데 올해는 스톡옵션을 전혀 받지 않아 100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엄청난 부를 거머쥔 임원들과 달리 직원들은 짠 연봉과 복지혜택에 불만을 터트리며 헤드헌터를 찾아 나섰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실리콘 밸리 벤처 투자가는 “직원들이 불만 목소리를 높이며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며 “애플 직원 이력서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애플을 떠나는 이유는 연봉과 미래 비전 때문이다.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애플보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한다. 혁신 속도가 느려지며 더 이상 애플에 남아있을 이유를 못 느끼는 것도 직원 이탈을 부추긴다.

유명 애플 분석가 존 그루버는 “애플이 가장 큰 문제에 직면했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며 “유능한 엔지니어와 디자인 재능이 유출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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