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벤처 열풍의 진원지였던 테헤란로가 올해 스타트업 요람으로 거듭난다. 테헤란로는 돈과 사람, 아이디어와 기술이 몰려 있지만 비싼 임차료 때문에 스타트업에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하지만 정부기관·대기업 등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형식으로 무료 대관은 물론이고 멘토링 서비스까지 지원하면서 창업 생태계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했다.
테헤란로 흐름은 최근 영국 런던 동북부 지역의 `테크 시티`와 비슷하다. 테크 시티도 처음부터 정부 주도형으로 조성된 생태계가 아닌 스타트업이 자발적으로 협업 공간(코워킹 센터)을 만들어 입주한 것이 시초다. 이후 지난해부터 구글 `캠퍼스 런던` 스페인 이통사 텔레포니카 `와이라` 등 인큐베이팅 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정부도 창조산업기업 육성을 위해 임차료를 낮추는 등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테헤란로에 가장 최근에 개소한 곳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지난달 27일 문을 연 `D캠프`다. 선릉역 인근에 1650여㎡(500평) 규모로 개관한 D캠프는 협업공간과 보육 공간, 다목적홀로 구성됐다. 4층 협업공간은 80여명이 사용하는 규모로 창업자 누구나 무료 이용 가능하다. 이나리 D캠프 센터장은 “D캠프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멘토 및 각종 창업지원 기관이 교류하는 `열린 터`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끼리 협업 등의 시너지가 나는 상황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12일 기존 개발자 지원센터 `오션`을 확장, 삼성동에 재개관했다. 세미나실(40석), 교육장(21석), 개인좌석(39석), 팀좌석(48석), 회의실 4개 등 규모가 상당하다. 사전 입주 신청만 하면 최장 3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오션은 멘토링도 지원한다. 관련 기술 멘토들이 온라인에서 풀지 못한 삼성전자 서비스 관련 주요 개발 이슈들을 센터 내에서 직접 지도하고 있다. 또 오픈 세미나 프로그램인 `OOPS(OCEAN Open Seminar)`를 신설해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나 소규모 스터디그룹이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넥슨은 지난 2월 선릉역 인근에 넥슨파트너스센터(NPC) 2호점을 열고 베이글코드가 입주한 데 이어 추가로 입주 업체를 모집 중이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5월 NPC 1호점을 열었는데 약 1000평방미터(326평) 규모로 6개 회사, 60여 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플라스콘, 나노인터랙티브, 버프스톤, 부나비게임즈 등 신설 업체들이 자리잡았다. 소규모 게임 스타트업은 NPC를 통해 사무실 임차 비용은 물론이고 다양한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올해 초 삼성동에 글로벌 네트워크 `더 허브(The hub)` 한국 지사인 `허브 서울(Hub seoul)`이 스타트업에 사무공간을 지원한다. 소셜벤처 딜라이트 등의 투자로 개관해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센터 현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