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드는 많은 콘텐츠는 다른 산업과 결합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이것이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창조경제의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난 최준환 CJE&M아메리카 대표는 멀리 모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창조경제 의미 논쟁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 영화·음악·게임·음식 등이 해외 문화와 결합된 K콘(컨벤션), 한·미 합작영화 등 문화콘텐츠가 창조경제의 정수라고 역설했다.
최 대표는 이어 “특정 기업이 한류를 이끄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지금 깔리고 있는 `한류 고속도로` 위에 한국의 여러 콘텐츠 관련 다른 기업들이 함께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의 단순 수출을 넘어 `콘텐츠 현지화`도 강조했다. 한류 콘텐츠도 현지에 맞게 변화될 필요가 있으며 미국 등 해외와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영화는 할리우드 쪽과 네트워크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알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CJ E&M아메리카는 할리우드 감독, 배우, 배급사, 영화제작사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최 대표의 이같은 노력의 결과가 곧 나온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바로 한국과 미국이 결합한 콘텐츠”라며 “한국에서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 미국에서 시나리오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설국열차에는 송강호, 고아성과 틸다 스윈튼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했다. CJ E&M이 제작비를 댔고 배급을 맡았다. 설국열차 외에도 올해 안에 미국과 한국 합작영화 두편이 제작될 예정이다.
CJ E&M아메리카는 영화 외에도 음악, 음식, 게임이 결합된 한류 콘텐츠를 미국에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CJ E&M아메리카는 지난해 한국 음악, 음식, 게임이 결합된 행사인 `K콘(K컨벤션)`을 성황리에 마쳤다. 최 대표는 “K콘에 1만여명이 참석했으며 그 중 70%는 외국인이었다”고 말했다.
CJ E&M아메리카는 K콘을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 행사로 만들 예정이다. 최 대표는 “CJ E&M이 미국 현지에 있기 때문에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컨벤션이라고 하면 정적인 것을 생각하지만 미국인은 컨벤션을 활동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성공요인을 풀이했다.
지금 해외에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일을 억척스럽게 해낼 수 있는 힘은 `뼈속까지 콘텐츠인`인 그의 DNA에서 나온다.
그는 과거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 무단 가출할 정도의 `영화광`이었다. 그는 “전공은 경영학이지만 졸업하고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못했다”며 “간절히 바라니 결국 영화산업에 몸담게 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 97년 CJ에 입사, 2004년부터 CJ엔테테인먼트 제작사업부장과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지낸 뒤 2011년 3월부터 CJ E&M아메리카 대표로 뛰고 있다.
로스엔젤레스(미국)=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